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 부동산시장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분위기다. 적어도 표면적으론 그렇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모기지시장은 안전할까.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218조원. 올들어 8000억원이 늘었지만, 지난해 상반기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에 비하면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크게 줄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역대 최저치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0.8%)과 신한은행(0.5%)을 포함, 대부분 은행의 연체율이 1% 미만으로, 역대 최저치다. 비은행권인 국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평균 9%대지만, 문제가 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율이 19%인 점을 감안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하지만, 최근 시장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무엇보다 7월과 8월 2개월동안 0.5% 포인트 오른 콜금리(5.0%)가 부담이다.
콜금리 인상은 시중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시중 주요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두 달새 최고이율을 기준으로 0.35~0.45% 포인트 상승했다. 콜금리가 4.5%였던 1년 전에 비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1% 포인트 이상 뛰었다.
주택을 담보로 2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연간 200만원 이상 이자부담이 늘어난 것이다. 그만큼 주택담보대출에 따른 이자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이 기간동안 주택담보대출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집값은 계속 빠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의 경우 지난해 말에 비해 1~2% 가량 집값이 떨어져 있고, 침체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지방 사정은 더하다.
지난해 11월 이전까지만해도 부동산 광풍에 묻지마 투자가 대거 이뤄졌으며, 이 과정에서 빚내서 집을 사들인 수요도 상당하다. 이런 물건들이 세부담과 함께 이자부담 등을 견디지 못해 집중적으로 쏟아질 경우 최근의 금융쇼크와 더불어 또다른 금융위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최근 집값 안정세에 안도하지 말고 더욱 예의주시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도 자칫 모기지 부실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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