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시대가 온다

황상규 환경운동연합 정책처장 | 2007.08.25 17:23

[쿨머니칼럼]생활 속 에너지 절약, 탄소 중립 실천 필요

연일 스콜(squall)에 폭염이다. 돌풍과 함께 소낙비가 무섭게 퍼붓다가 순식간에 햇볕이 쨍쨍 나는 이상 기후다. 아열대 지방에서만 나타나던 스콜이 한반도 중부까지 올라왔다.

기상청은 여름철 더운 지표면 때문에 상승기류가 형성되면서 비가 자주 내리기는 하나,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인해 올해는 예년에 비해 유독 공기의 흐름이 활발해져 예측이 어려운 게릴라성 폭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스콜과 같은 집중호우(시간당 30㎜ 이상)는 크게 증가해 1970년대 연평균 74.5회에 불과하던 것이 2000년대에는 117회로 늘었다 한다.

기상 이변은 북한 지역에서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지난 11일 하루에만 평양에 205㎜, 평안남도 양덕군에는 9일 하루 225㎜의 폭우가 내렸다. 수백 명이 사망 또는 행방불명 됐고 농경지 수 만 정보와 공공건물 800여동, 다리 540여개, 철길 노반 70개소가 유실되거나 부서졌다. 북한 전역의 논과 옥수수 밭의 11% 이상이 유실되어 또다시 심각한 식량난이 닥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기상 이변은 지구 전체 기후시스템의 변화에 기인한다. 기후변화의 핵심적 원인은 온실가스의 대량 방출에 있다. 유엔 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는 지난 5월초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적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앞으로 8년 후인 2015년을 정점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대폭 감소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처방식은 너무나 안이하다. 2008년부터 시작되는 제4차 기후변화 종합계획에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 9위이며, 에너지소비량 세계 10위다.

에너지소비량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었다. 1990년 이후 연평균 5.4%씩 증가해온 추세가 이어지면 2010년에 영국과 캐나다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서고 2013년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국민총생산(GDP) 대비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다.


자발적 의무 감축에 대하여 철강, 시멘트, 정유업. 발전회사 등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산업분야에서는 반발이 심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산업계 내부에서조차 구체적 목표 없이 자발성만 강조하는 대책으로는 국제적 산업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 기후변화협약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인류의 공통의 과제가 되고 있다. 산업계의 노력과 함께 시민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은 자신이 직접 출연한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이를 비호하는 일부 정치세력들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각종 경고들을 무시하며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동안 이미 세계의 호수들이 말라가고, 남극과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이로 인한 각종 자연재해들이 발생해 수많은 목숨들을 앗아가고 있음을 역설했다.

타임지는 4월 9일자 특집호에서 우리 시민들이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실천할 수 있는 51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타임지가 강조한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의 현장, 생활의 현장 속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사용효율을 높이는 일이다.

에너지 절약은 제2의 생산이다. 효율이 높은 기기를 개발해 사용하고,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꺼두는 작은 노력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출발점이다. 도시민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보면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지구온난화 방지 효과가 가장 큰 실천 방법이다.

항공기를 통한 해외여행 또한 지구온난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다. 불가피한 여행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나무를 심거나 기후보호 노력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상쇄하려는 노력이 바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 프로그램이다. 탄소 중립적 삶, 탄소 중립 도시, 탄소 중립 기업, 탄소 중립 국가를 다각도로 연구하고 실천하는 일. ‘기후위기시대’에 전 세계 시민과 글로벌 기업과 자본이 함께 풀어가야 할 우리 모두의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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