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현대車의 선택

김용관 기자 | 2007.08.20 09:43

[기자수첩]

"서브 프라임 사태가 도움이 될 겁니다. " 현대·기아자동차의 한 재무담당 임원은 환율 급등 현상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수출 비중이 70%를 웃도는 현대기아차로선 증시 대폭락 등 신용 경색의 파장에도 불구하고 환율 급등세만 놓고 보면 반갑기만하다.

현대자동차는 그동안 '원고-엔저' 탓에 일본업체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수익성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 비중이 높다보니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2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는 구조를 갖고있다.

특히 환율 하락으로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2004년 7.2% △2005년 5.1% △2006년 4.5%로 계속 낮아졌다. 기아차는 4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임원은 "엔화까지 강세로 돌아서는 등 환율이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가격경쟁력 회복은 물론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0원가량 상승하면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이 현대차는 400억원, 기아차는 3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시장 침체로 이어져 오히려 불리한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이 임원은 "실제로 그런 상황까지 가면 우리 뿐만 아니라 모두 끝장난다고 봐야한다"고 일축했다.

이 임원의 판단처럼 현대기아차의 가장 악재인 환율 문제는 상당히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기아차가 주력해야 할 일은 한가지밖에 없다. 바로 갈등 국면의 노사 관계를 해결,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다.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지은 기아차 노사는 장기 고용보장 및 새로운 기업문화 창출을 위한 '기아비전 2010'을 선포키로하는 등 화합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다.

이제 공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노사로 넘어갔다. 올해도 파업의 깃발을 올릴지, 아니면 환율 상승의 수혜를 누릴지는 현대차 노사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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