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K-1도 링밖에서 서로 위로"

머니투데이 이새누리 기자 | 2007.08.19 16:28

김재원 대변인 인터뷰 "경선, 잠깐의 꿈 같았다"

하루 전화 200통. 핸드폰이 뜨겁다. 통화 중에도 전화는 계속 걸려온다. 핸드폰의 주인은 바로 박근혜 한나라당 예비 후보 캠프의 김재원 대변인.

캠프 출범 후 그야말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낸 그는 늘 기자를 몰고 다닌다. 현안이나 경선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캠프와 후보의 공식 입장을 전달하는 게 그의 몫이기 때문.

말 못할 아픔도 있다. 항상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고 있는 탓에 화가 날 때도 참아야 하고 즐겁지도 않은데 웃어야 하는 경우가 적잖다. 새벽 2~3시에도 걸려오는 열혈 지지자들의 전화에 안 그래도 부족한 잠을 설칠 때도 그렇다.

그래도 그는 "금년 초부터 박 후보와 함께 일한 시간들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박 후보와의 인연은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4년 4월 17대 총선 당시 김 대변인의 지역구(경북 군위·의성·청송군)에 박 후보가 지원 유세를 온 게 시작이다. 정계 입문 후에도 기획위원장으로 당시 당 대표였던 박 후보와 함께 일했다.

그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공천비리 척결을 위해 박 후보가 저를 클린공천감찰단장에 임명, 중진 의원들을 직접 조사하도록 할 때 박 후보의 진면모를 처음 알게 됐다"고 돌이켰다. 그러다 올초 지역구에서 당직자들과 '막걸리 파티'를 벌이고 있을 때 박 후보로부터 "도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주저없이 따라 나서게 됐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지난 수개월간의 소회에 대해 "잠깐 동안의 꿈 같다"고 했다. 되돌아보면 아쉬웠던 일도 있고 잘 했던 일도 있다.


그는 "정수장학회 비리 의혹, 최태민 보고서 의혹 등 박 후보에 대한 흑색선전이 있을 때 적극 해명했던 것"은 잘한 일로 꼽았다. "상대 측의 억지전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은 아직도 아쉽다.

친하게 지냈던 의원들과 감정 상하는 말을 주고받아야 했던 것은 가장 힘들었던 부분. 김 대변인은 "동료 의원이 제게 문서를 위조했다는 주장을 하는 걸 보고 아내가 정치를 당장 집어치우라고 했던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경선 후에 '3당'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프로 K-1 선수들은 링 위에서 혈투를 벌이지만 링밖에서는 서로 위로하고 아껴준다"며 "정치인들은 프로 선수이니 화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제 끝난 경선 레이스. 김 대변인은 "하루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함께 수영장에나 다녀오려고 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경북 의성 출생(42세) △서울대 법대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 △제31회 행정고시 및 제36회 사법고시 합격 △경북 지방과·기획담당관실 사무관 △부산지검 대구지검 서울지검 검사 △17대 국회의원 당선(경북 군위·의성·청송) △박근혜 후보 선대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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