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경선…남은 것은 '후폭풍'?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 2007.08.20 07:53

'빅2'간 상처 깊어...일부 탈당 가능성도 배제 못해

치열했던 한나라당 경선 레이스가 끝났다. 그런데도 당 안팎에서 '시원하다'는 반응을 듣기 어렵다. 오히려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게다가 대부분 경선 '후폭풍' '후유증'을 부인하지 않는다.

최소화하느냐가 관건이 된 상황이다. 그만큼 '빅2'간 상처가 너무 깊다. "서로 감싸 안고 보듬을 것"이란 진단부터 "치유하기엔 감정의 골이 너무 깊다"는 관측까지 전망도 다양하다. 경선 후 패자의 행보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도 흘러나오고 있다.

크게는 경선 승복과 불복으로 나뉜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건 패배하더라도 불복을 택하기 어렵다는 게 지배적 전망이다. 명분이 없는 데다 불복을 통해 얻을 게 없다. 탈당을 통한 출마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탓이다. 분당 가능성이 가능성으로만 존재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그러나 '박빙'의 승부가 남긴 또다른 가능성이 변수다. 후보 낙마설이 대표적이다. 본선 레이스에서 상처를 입거나 지지율이 급락할 경우 부활을 꿈꿀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내부 흔들기'까지는 아니어도 방관적 입장만 취해도 사실상의 분당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여권의 한 의원은 "지난 2002년 당시 노무현 후보도 지지율 급락으로 후보단일화 얘기가 불거지면서 민주당이 사실상 분당의 길로 갔던 것 아니냐"면서 "한나라당도 (앞으로의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까지 안 가더라도 핵심 인사나 당직자들을 중심으로 한 탈당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는 없다. 자기 후보에 '올인'한 이들의 경우가 대상이다. 특히 대선 이후 곧바로 내년 총선이 잡혀 있는 게 변수다.

한 당직자는 "일부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패자가 승복을 하더라도 화합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후보가 당의 화합을 강조하더라도 결국 밑에서 자리 싸움이 불가피한데 이를 조정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당권까지 사실상 후보에게 넘어가는 상황인 것도 원인이다.

다른 당 관계자는 그러나 "정권 교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오히려 갈등을 줄일 것"이란 반대의 관측을 내놨다. 실제 권력 교체가 이뤄질 경우 '일자리'가 많아지는 만큼 무리한 행동을 자제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양측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은 문제다. 한번 꼬인 감정을 푸는 최고의 방법은 시간인데 대선까지 충분하지 않다는 것. '빅2'는 물론 한나라당이 가야할 길은 지금까지 걸어온 길보다 훨씬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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