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의 '입' 박형준 "어두운기억 잊는게 '정치'"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08.19 16:58

이명박 캠프 박형준 대변인 인터뷰

하루 24시간의 1/4인 6시간을 온전히 전화통만 붙잡고 있었다. 전화를 하지 않을 때는 각종 전략 회의에 참석하고 논평 작성과 브리핑에 힘을 쏟았다. 대변인으로 전략통으로, 연설회 준비에다 TV토론까지…. 1인 4역을 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캠프의 박형준 대변인. 1년2개월 동안 경선 전쟁의 복판에 섰던 그의 심경은 어떨까. 소회가 그저 궁금했다. 미리 약속도 잡지 않았다. 지난 17일 오후 이 후보 캠프 사무실에서 박 대변인과 마주 앉았다.

그리고는 대뜸 물었다. "기분이 어떠십니까". "정말 치열하면서 기나긴 경선이었다"는 게 첫 답변. 그러면서 "시원섭섭하지만 찜찜함도 있다"고 했다. 그럴 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당일까 싶을 정도로 후보간 '사생결단'은 극에 달했다.

"국가 비전과 경제 성장을 중심으로 정책 논쟁을 기대했는데 결국 네거티브로 시작해서 네거티브로 끝난 경선이 되더군요".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역시 '네거티브 공세'를 꼽았다. "박근혜 후보측의 검증 공세에다 '뉴스가치'를 좇는 언론의 검증 경쟁이 더해져 집요하고 유례없는 검증이 이 후보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고 말했다.

스스로에 대한 평가도 요구했다. "한반도 대운하 검증 당시 초기에 우왕좌왕하다 네거티브의 빌미를 제공한 점"이 가장 아쉽다고 했다. '전술'적인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경선 기조를 계속 포지티브로 끌고 갔고 '경제 살리기'란 담론 생산에 있어도 주도권 행사를 할 수 있었던 점"은 '전략'적으로 성공했다고 했다.

이내 이 후보 '대세론'을 꺼내든다. "여기까지 버틴 게 이명박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했다. 올 대선의 화두는 누가 뭐래도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 이런 인물 평가가 압도적이기에 '네거티브 공세'를 막아냈다는 것이다.


화제를 돌렸다. 이 후보의 '마니아'가 된 배경이 궁금했다. 어떤 개인적 '연'이 있기에. "개인적 인연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치관'을 풀어놓는다. "내가 정치를 하려는 이유는 좋은 국가 경영세력을 만들어보겠다는 것"이란다.

"이 후보는 리더로서 이 시기에 나온 지도자들 가운데는 가장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장파의 대표주자로 '줄서기'란 세간의 비판에도 올 1월 이 후보의 최측근으로 합류한 배경이다.

'경선 결과'에 대한 예상은 부러 묻지 않았다. 대신 누가 되든 경선 후에 당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다. '분열'과 '분당' 우려가 짙기 때문이다. 예상했던 대로였다. "박 후보쪽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화합을 우선적인 목표로 할 것"이라 했다.

박 후보에게는 "어두운 기억의 저 편에 도달하라"는 말은 전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날의 어두운 기억을 빨리 잊을 수 있는 게 정치다. 과거에 얽매여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박 후보측에 '단합'을 주문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박 대변인은 피곤한 기색으로 "여행을 좀 가고 싶다"고 했다. 부산에 있는 가족들과 함께. '대변인 하지 말라'고 성화(?)였던 아내에게 점수를 좀 따고 싶단다.

△부산 출생(47세) △고려대 사회학과 △중앙일보 기자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 △17대 국회의원(부산 수영구) △새정치수요모임 회장 △이명박 후보 캠프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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