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주식을 긁어모으는 중"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08.20 07:49

가치주 펀드매니저, 이채원 한국밸류 전무·허남권 신영투신 상무

"우리는 주식 긁어모으는 중입니다"

폭락장에서 좋은 주식 찾기에 혈안이 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가치주 펀드매니저들이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전무와 허남권 신영투신운용 상무는 그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대규모로 폭락했지만, 이들에게 지수 자체는 별 다른 의미가 없다. 시장에 관계없이 좋은 주식을 사면, 언제든 오른다는게 이들의 주된 투자철학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25일부터 이 전무가 운용중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펀드는 17일 기준으로 설정 이후 55.22%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1년 수익률은 64.82%이며 1개월 수익률은 -9.43%.

허 상무가 지난 2002년 4월부터 지휘봉을 잡고 있는 신영마라톤주식A형 역시 1년간 49.05%의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1개월은 -10.57%로 주춤했지만, 설정이후 232.34%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이틀 코스피증시가 10%폭락한 뒤 새로운 한주를 맞는 17일. 이 두 매니저들로부터 대응전략을 들어봤다.

◆ 서브프라임 발(發) 신용경색 충격으로 전세계 증시가 급락하고 있습니다. 일단 소나기부터 피해야하는게 아닐까요.

허남권 신영투신 상무= 요즘 주식 많이 사고 있습니다. 투자기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폭락장은 매수찬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최소 1년 이상 투자한다면 지금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채원 전무=좋은 주식고르느라 바쁩니다. 지금같은 장세에서도 소외됐던 주식이나 저평가된 주식은 오를 수도 있습니다.

◆ 갖고 있는 자산을 배분배할 시점이라는 말도 나오는데요. 주식시장 자체의 위기는 아닐까요.

이 전무=과거에도 수많은 패닉이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급락이 오래가지는 않았습니다. 나라 전체가 위기였던 IMF외환위기 이후 증시도 1년이 지난 후 회복되기 시작했구요. 주식시장이 그간 너무 과하게 올랐던 점이 문제였을 수 있습니다.


허 상무=전반적으로 '쇼크'때 주식을 사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그게 바로 증시의 역사죠. 서브프라임 유동성 위기와 개별기업의 펀더멘털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주가가 더 빠지면 주식을 더 많이 사놓을 계획입니다.(허 상무는 실제 지난 16일 사상최대 폭락장 속에서 10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샀다.)

◆펀드 대량 환매사태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이 전무=1600선이 관건일 것 같습니다. 주가하락이 진정되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은 지금보다 더 많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물론 1600선이 무너지면 자금유입과 환매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허 상무=결국 시간이 해결해줄겁니다. 수급때문에 시장이 하락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매도의 이유가 없습니다.

◆급락장으로 인해 운용전략에 변화를 준 것이 있다면요.

허 상무= 가치투자는 '시간'에 투자하는 것입니다(허 상무는 '마라톤'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이같은 관점에서 시황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시장에 관계없이 가격이 낮으면 우리는 매수합니다. 폭락을 예상못했듯이 언제 상승할지 모릅니다. 주가가 하락했으니 밸류에이션을 재조정하고, 상대적으로 싼 주식을 찾아 포트폴리오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폭락장에서는 자산배분을 신중하게 재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향후 시장의 주도주가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평소 비싸서 못샀던 주식들을 사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폭락 후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까요. 눈여겨보는 분야가 있다면요.

허 상무=폭락전에는 유틸리티주나 통신주 등 낙폭이 큰 종목들을 샀습니다. 지금은 먼저 보통주와 괴리가 큰 우선주들을 많이 사들이고 있지만, 옥석가리기는 좀 더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결국 지금은 평소에 못샀던 종목들을 분할매수하면 나중에 큰 이익이 될 것입니다.

이 전무=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배당을 많이하는 우선주들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 주도주가 뭐가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처럼 조선·기계 업종이 시장을 주도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IT등 성장주들이 하반기 시장을 이끌 가능성도 높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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