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미리 팔았던 기업들 '울상'?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7.08.17 13:58

중공업체 "환율 급등 문제 안돼"..환투기 기업들은 `긴장`

환율이 급등하면서 달러를 미리 팔았던 기업들의 환차손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환율 하락을 노려 투기성 선물환 매도를 일삼아 오기도 한 것으로 파악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손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달러의 주요공급처인 중공업체 등 대부분의 기업들은 수출과 수주 시점의 환율로 미리 원가 산정을 확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어 환율 급등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중공업체 "환 헤지시 원가 미리 산정..환율 급등 문제 안돼"
주요 중공업체들은 환율 급등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삼성중공업 한 관계자는 17일 "몇 년동안 환율이 하락하면서 선물환 매도분에 대한 평가이익이 있었지만 최근 환율 상승으로 이익의 일정부분이 상쇄되기는 했다"면서도 "환헤지시 이미 원가 산정이 끝났기 때문에 기존의 선물환 매도 헤지 전략을 수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선물환 매도분에 대한 언와인딩(매도 청산)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언와인딩은 환 포지션을 노출 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환헤지 전략의 기본을 어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언급은 그동안 환율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선물환 매도분에 대한 평가이익이 발생했지만 헤지 전략의 결과이지 평가이익을 노리고 한 의도된 매매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 향후에도 환율의 방향성을 예단해 환 포지션을 헤지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가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여러가지 헤지수단을 사용하지 않고 포지션을 그대로 두는 것은 결국 환투기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재작년 모 중공업체의 경우, 선박 수주시 환헤지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이 추가 하락하면서 손실을 본 경우도 있었다. 환율이 그만 내릴 것으로 전망한 것이지만 예측이 빗나가면서 결국 손실을 봤다. 이후 이 업체는 수주시 헤지 비율을 최대한 높이는 전략으로 바꾸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헤지 전략에 변화가 없다. 최근 유럽에서 수주한 선박과 해양설비 대금 21억달러중 15억달러 이상을 헤지할 방침이다.


물량이 다소 많아 일주일 정도의 기간이 걸리겠지만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는 선물환 매도 방식의 헤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단 환율이 급등하고 있어 상황을 지켜보며 단기적으로 유리할 때 팔겠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중공업체들이 선물환 매도 헤지를 하는 건 환 포지션을 노출 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환율이 오르면 선물환 매도를 자제할 것이라는 기대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보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일부 환투기 업체들 `긴장`

달러 자금의 흐름과 맞추어 환헤지 전략을 하고 있는 업체와는 달리 환헤지를 이용해 환투기를 하고 있는 업체들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환율 하락을 틈 타 헤지해야하는 달러 포지션 이상으로 선물환 매도에 나선 기업이 그들이다.

한국은행도 환율 하락 심리를 이용한 업체들의 환투기를 문제삼으면서 향후 손실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중공업체들의 대규모 수주가 환율 하락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이는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한 정책상의 문제이지만 그 외 많은 기업들은 실수요와 관계없이 환투기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의 선물환 매도분에 대한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을 이용해 환투기에 나섰던 기업들은 선물환 매도분 청산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진우 NH선물 부장도 "원/달러 환율 950원이 열리면서 환율 상승 힘이 탄력을 받고 있다"며 "환투기로 선물환 매도에 임했던 기업들이 긴장해야 할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작년 한해동안 국내 기업들은 무역흑자의 3배에 달하는 493억달러를 순수하게 팔았다. 올해 1분기에는 5.2배, 2분기에는 2.7배를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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