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 도래를 알리는 5가지 신호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08.17 11:16

유가·채권·상승종목수·소비지출·순익 등 5가지 관찰해야

글로벌 증시가 연일 요동을 치고 있다. 변동폭이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불확실성이 증시를 지배하고 있다.

7월 말까지만 해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거듭하던 증시가 갑자기 급락세로 돌변하자 투자자들이 받은 충격은 더욱 크다.

그렇다면 최근 증시 움직임은 강세장이 끝났다는 신호일까. 만약 강세장이 종료됐다면 투자자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보통 강세장은 종료되기 직전 (강세장이 끝났다는) 전형적인 신호들을 남겨 놓는다. 이를 잘 포착할 경우 순발력있게 대처해 손실을 피할 수 있다.

머니매거진은 16일(현지시간) △ 유가 상승 △ 국채수익률 상승 △ 상승종목수 감소 △ 소비지출 둔화 △ 기업 순익 성장세 둔화 등 5가지 신호들이 강세장 종료를 파악할 수 있는 징후라고 설명했다.

머니매거진이 최근 증시 상황을 점검했을때 우려스러운 내용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소비 지출은 둔화되기 시작했고, 사모펀드들의 대형 바이아웃딜은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시장 발목을 잡기 시작했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1만4000을 돌파하며 치솟던 다우지수는 정점에서 1400포인트(9.8%) 급락하며 조정을 받고 있다. S&P500지수도 올해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머니매거진은 이런 증거들이 최근 5년간 지속된 강세장이 종료될 수 있다는 우려를 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 선호 정도에 따라 포트폴리오 재점검에 나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머니매거진이 제시한 5가지 강세장 종료 신호들이다.

1. 유가는 약세장이 도래하기 직전 치솟는 경향이 있다

1970년대 석유위기로 빠르게 치솟은 유가는 증시에 치명타를 안겼다. 1973년 10월 수개월만에 4배나 치솟은 유가는 약세장을 이끄는 원인이었다.

1990~1991년 걸프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유가가 치솟으면 스태그플레이션이나 경기침체 중 한가지가 발생한다.

고유가는 경제 성장률을 둔화시키는 측면에서 세금과 같은 역할을 한다. 그리고 고유가는 중앙은행으로 하여금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게 만든다. 이는 증시에 더 큰 악재다.

최근 허리케인 우려로 유가는 다시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아리엘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티모시 피들러는 "고유가가 기업 순익과 소비 지출을 방해할 것이라는 사실을 예상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2.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은 아직까지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그러가 10년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급등할 경우 증시는 하락장으로 돌변하는 경험을 갖고 있다.

1970년대 중반과 198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등 모든 약세장에서 미국 국채 수익률은 급등했다.

실제로 1987년 10월 약세장이 도래하기 직전 10년만기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7%에서 10.2%로 치솟았다.

지금 상황은 어떨까.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지난 6월 5.2%에서 8월 중순 4.6%으로 떨어졌다.

레이몬드 제임스 파이낸셜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제프리 소트는 "만약 10년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이 6%까지 올라간다면, 투자자들 심리와 함께 강세장을 약세장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돕는다"고 지적했다.


달러 가치도 국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친다. 약달러는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를 보유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해외투자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 재무부 채권 가격은 떨어지고 수익률은 치솟는다.

독립 투자전략가인 서보드 쿠마는 "약달러는 1987년 처럼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달러는 올해 1.29달러에서 시작해 현재 1.34달러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달러가 더 떨어질 경우 증시에 경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3. 상승종목수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2000년 약세장이 도래하기 직전, 일부 펀더멘털 요인이 바뀌기 시작했다. 다우와 S&P500 등 주요 증시 지수는 계속해서 상승했지만, 대부분의 종목이 오르기보다 인터넷 관련주의 견인에 힘입은 상승세였다.

갬코 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래리 하버티는 "일부 주식의 큰 상승세는 전반적인 증시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을 가리는 역할을 하며, 강세장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상승 종목수와 하락 종목수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보다 많으면 나쁜 신호다.

지난 7월 중순에는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이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보다 2배 많았다. 그러나 7월말에는 신고가를 기록한 종목수가 갑자기 줄기 시작했다.

4. 소비지출이 둔화된다

사람들이 물건을 사는 것을 중단하면, 증시도 부진에 빠진다. 지난 30년간 소비지출이 부진했던 시기는 증시도 역시 하락했다.

그러나 보통 증시가 이미 하락하기 시작한 후, 소비지출의 의미있는 감소가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소비지출 둔화가 단순한 조정을 진정한 약세장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증시 하락과 함께 소비지출이 감소할 경우 이를 약세장 신호로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소비지출은 최근 10년간 증가해왔다. 그러나 지난 6월 소매판매가 0.9% 감소했다. 홈디포, 메이시백화점, 시어스 등 소매 관련 기업들의 실적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금처럼 주택가격 하락세가 지속된다면, 결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말것이다.

알레지언트 에셋 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가인 브라이언 스타인은 "소비지출이 크게 둔화되거나, 고용이 둔화된다면, 나쁜 신호"라고 강조했다.

5. 기업의 순익 성장세가 둔화된다

1990년대 중후반 강세장이 도래했을때 S&P500기업들의 순익은 한해 평균 12%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2000년 초반 기업 순익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고가 나왔을때 주가도 폭락했다.

아직까지는 기업 실적은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6년까지 S&P500 기업들의 연간 순익은 평균 17%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톰슨파이낸셜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순익 성장세는 7%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큰 변화가 될 수 있다.

순익 성장세가 둔화될 경우 생산성도 감소하게 된다. 대신 임금 압박은 커지게 된다. 그리고 유가 상승은 기업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준다. 그리고 장기 대출 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는 위축될 수도 있다.

FAM 밸류 펀드의 매니저인 존 폭스는 "유동성이 말라간다면, 부정적인 신호"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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