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고용 악화...美 경제 둔화 신호탄?

머니투데이 김병근 기자 | 2007.08.17 10:52

주택착공 10년래 최저...구리·유가도 하락

서브프라임발 신용 경색 여파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지표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7월 주택착공은 10년래 최저로 떨어졌고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2개월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 같은 소식이 미 경제 침체의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수요 감소를 우려한 상품 시장 투자자들이 대거 '팔자'에 나섰고 이에 구리와 원유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주택시장, 10년래 최저로 악화

주택시장은 10년래 최악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미 상무부는 7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138만1000건(연율)으로 전월대비 6.1% 급감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7년 1월 이후 최저이며 월가 예상치인 140만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고용시장도 악화됐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32만2000명으로 전주보다 6000명 늘어났다. 지난 6월 이후 2개월래 최대치다. 변동성이 적은 4주 이동평균 청구건수도 4750명 늘어난 31만2500명을 기록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신용위기로 미국 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겠지만 경제가 견조한 만큼 침체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폭풍이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이래
폴슨 장관이 서브프라임이 펀더멘털(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슨 장관은 "미국 경제는 신용위기로 성장에 불이익을 받겠지만 미국 경제와 시장이 충분히 강한만큼 침체를 야기하지 않고 손실을 흡수할 것"이라고 자신하기도 했다.


◇ 구리, 원유 가격 급락

주택시장과 고용시장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자 미국 경제가 둔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힘을 얻고 있다. 이에 경제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우려로 상품시장에서 구리 가격과 원유 가격이 급락했다. 손실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대거 '팔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구리 가격은 5%, 아연 가격은 8% 각각 급락하며 광산주를 나락으로 내몰았다. 세계 광산업계 1·2위의 BHP와 리오 틴토가 각각 7.3%, 7% 떨어졌다.

유가도 마찬가지. 전날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3.18%(2.33달러) 내린 배럴당 71달러에 거래됐다. 여전히 상승추세에 있지만 북상중인 허리케인 딘을 앞에 두고 유가가 큰 폭 하락한 것은 심상치 않다.

위즈덤파이낸셜의 트레이더인 자차리 옥스먼은 "심각한 글로벌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구리, 원유 등 주요 상품 가격은 그동안 투기적인 수요와 함께 중국 경제가 초고속성장을 하면서 이들을 빨아들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급등세를 유지했다. 때문에 상품 가격 상승은 중국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경기 호황을 대변하는 역할을 겸했다.

상품 가격 급락이 지속될 경우 세계 경제의 앞날도 우울하다는 전망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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