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큰손', 증시 떠나나…고민 가중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김유경 기자 | 2007.08.16 16:10

(종합)직접투자분 이탈 현실화…저점매수 기회보단 일단매도

증시가 16일 사상 최대 규모의 '공황(패닉) 양상'을 보인 가운데 '큰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연일 대규모 매도에 나서고 있고, 특히 이중 고액 개인투자자들이 장에서 '손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개인의 매도공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개인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무려 6980억원이 넘는 순매도 공세를 폈다. 지난 13일 2357억원, 8일 3422억원대의 순매도에 비해 2~3배가 넘는 규모다. 이날 순매도 액수는 2004년 1월 9일(7173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다.

개미들의 이탈은 특히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주에 몰려 있어 "큰손들이 빠지고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개인들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4거래일동안 삼성전자 주식을 1650억원 가량 순매도했다. 하이닉스(순매도규모 1330억원), 삼성전기(〃750억원), LG필립스LCD(〃 280억원) 등도 집중적으로 내다팔았다.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주식, 펀드 등 투자상품 비중을 늘려오던 10억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최근 폭락장 속에서 주식 비중을 급격하게 줄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펀드 등 간접상품보다는 직접투자분부터 줄이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개인 순매도는 이를 방증해 준다는 분석이다.

◇움츠리고 있는 큰손들=황찬규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 영업과장은 "개인 고객 중 15% 가량이 적극적인 매도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고객은 그동안 현금과 주식을 1대 9의 비율로 관리했는데 이날 5대 5까지 비중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 대치지점 고객들은 1800에 이어 1700이 무너지며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1800까지 저점매수 기회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물색했으나 1700이 무너지며 관망 일변도로 돌아섰다는 것.

한국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환매하는 고객은 아직 없지만 지나치게 큰 낙폭을 우려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정대영 한국투자증권 압구정 PB센터 차장은 "현재 고객의 60% 가량이 펀드와 현금 비중을 7대 3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데, 1700선이 무너지며 투입을 준비하고 있던 현금에 대한 처리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 센터의 고객중 30% 가량은 며칠전 환매한 해외펀드 자금 1억~2억원 정도를 현금화할 예정으로, 국내펀드에 대한 투자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었다는 후문.


반면 과도한 하락을 저점으로 보고 매수기회로 활용하려는 개인들도 있다. 삼성증권 FH삼성타운은 적극적인 이날 LG전자 등을 30억~40억원 가량 사들였다. 이상대 지점장은 "이럴 장에서 매수하는 것이 수익을 많이 낼수 있다"며 "이날 50% 가량 매수했고, 내일도 상황을 보고 추가 매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큰손 이탈의 열쇠, 하락 속도와 저점=전문가들은 큰손들의 경우 보수·안정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세하락기'라고 판단하면 썰물처럼 고액 투자가들의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신상근 삼성증권 자산배분전략파트장은 "현재 상태에서 큰손들은 이중적인 양태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을 저점으로 보고 추가매수 의사를 타진하는 큰손들이 나오고 있다.

신 파트장은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 저가매수하라고 선뜻 조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게 고민"이라며 "일주일 정도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하락속도가 여전히 빠를 경우 현금화를 우선적으로 권유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는 "일부 큰손들은 1900대에서 현금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쉽게 전망하고 대응하기 어려운 국면"이라고 털어 놓았다.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부사장은 "큰손들의 경우 1800선을 지지선(단기 저점)으로 보고 들어왔을 텐데, 대외 및 수급여건이 갑자기 손쓸 겨를 없이 악화돼 당혹스러워할 것"이라며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예전에 비해 성숙해져 있어 어떤 모습을 보일 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또 "지금은 산이 높아 골도 깊은 형국"이라며 "일부 현금을 갖고 있는 투자자는 기회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워낙 단기수급이 꼬여있어 낙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