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달러와 엔화에 몸을 맡기다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7.08.16 11:38

서브프라임 파장.. 글로벌 통화 흐름 주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이 주요국 경제 상황에 파장을 가져오면서 단기적으로 글로벌 통화의 방향성을 읽을 수 있는 단초가 제공되고 있다.

안전 자산 선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은행(FRB)이 금리 인상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한계로 달러는 일본 엔화에 대해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강세 일로였던 원화는 변동성에 춤추는 달러와 엔화에 몸을 맡기면서 대외변수의 향배가 거래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 달러가 환율 끌어올렸다..원화는 제자리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충격은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를 강화시키며 달러 가치의 상승을 유발, 약세 일로였던 달러는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상승 반전하고 있다.

원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지난달말 915원 수준이었던 원/달러 환율은 16일 오전, 943원까지 오르며 보름 사이 무려 30원 가까이 상승했다.

원화는 제자리에 있는데 달러가 강세로 가면서 나타난 결과다.

김재은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원화, 즉 우리나라의 펀더멘털은 그대로 있다"며 "지금 국면은 달러와 엔이 움직이면서 외환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세 일로였던 달러와 엔이 서브프라임 사태로 강세 반전으로 돌아선 것이다.

◇ 서브프라임, 달러보다 엔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달러 매수를 강화시키고 있고 엔화는 서브프라임 충격 파 속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라는 통화 강세 요인을 받아들이고 있다.

재밌는 것은 서브프라임 충격에 대한 미국 달러화와 일본 엔화의 반응 정도다. 미국 달러화와 비교해 엔화의 강세 정도가 더욱 심하다는 것.

이는 미국과 일본의 현재 통화정책의 의도와 향방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은 금리를 못 올릴 것이고 일본은 결국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NP파리바 펀드 환매 중지 사태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지만 일본은행(BOJ)는 유동성을 흡수해 왔다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그리고 극적으로 이를 반영했다.

지난달 120엔까지 치솟았던 엔/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급반락, 이날 116엔대 초반까지 낙폭을 확대했다.

달러도 강세이지만 엔화는 더 강세를 보이면서 엔/달러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 940원, 원/엔 환율은 800원대 복귀를 연출해내고 있다.

◇ 본격 상승 판단 `신중`..변동성 확대 유의해야

한편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원/달러 환율이 940원을 뚫으면서 상승 추세로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 여파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미영 삼성선물 과장은 "신용 경색으로 위험자산 포지션의 청산을 통한 환매 요구에 대한 대응이 당분간 진행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레벨 업된 상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는 940원을 전후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는 장을 예상했다.

김재은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금리인상 재료로 엔화의 강세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엔캐리 청산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반응이 잠잠해지면 추가적인 강세 정도는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 외환시장도 과도했던 부분에 대한 되돌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되돌림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를 유의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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