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자금지원 그만둬라"-시에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7.08.15 11:15
세계 중앙은행들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이는 오히려 시장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앤디 시에 전 모간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중앙은행이 시장 구제를 그만둬야 할 때'라는 제목의 글에서 중앙은행이 계속해서 시장에 개입하면 거품을 재양산하는 것이라며 유동성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에는 남의 돈을 빌려 고수익을 얻으려 했던 투자자들과 이를 방관한 금융인, 투자 안내자 역할을 다하지 못한 신용평가사, 그리고 수수료 챙기기에 급급했던 헤지펀드가 신용시장 거품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9·11 테러 이후 저금리 정책으로 차입매수(LBO) 시장의 과도한 유동성을 야기한 중앙은행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시에는 "경기 순환은 나쁘지 않고 지난 4년동안 세계경제가 5%의 성장을 유지했음을 감안하면 온건한 침체는 지불해야 할 작은 대가에 불과하다"며 "현재 시장 위기에 대응하고자 계속 유동성을 공급한다면 더 고통스러운 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앙은행들이 시장을 구하겠다고 앞으로도 자금 지원에 나서면 수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껏 통화 팽창정책에 따른 인플레를 세계화로 인한 디플레이션으로 상쇄했지만 중국 등 개도국들이 물가를 잡기 위해 애쓰는 상황에선 시중에 풀리는 통화는 인플레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또 월가는 중앙은행이 위기 해결사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으로 능력 이상의 리스크를 끌어안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그린스펀 풋'에서 유래한 '중앙은행 풋'(central bank put) 악습을 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에는 "중앙은행은 금융시장 안정이 아닌 물가 안정이라는 기본 원칙에 충실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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