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국내조달로 불 끈다

머니투데이 이승우 기자 | 2007.08.14 16:12

서브프라임 부실로 국제시장 경색..국내서 채권발행 잇따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자 국내 기업들이 해외 자금 조달을 보류하고 국내 조달로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14일 기아자동차는 2000억원 규모의 원화 채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5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 발행 계획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무산됐고 두달이 지났지만 상황이 오히려 악화되자 필요 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하게 된 것이다.

기아차는 상황이 호전되면 해외채권 발행에 다시 나설 방침. 그러나 시장에서는 우선 국내 발행을 통해 3000억원 가량을 추가로 조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진중공업도 1억달러 규모의 외화채권을 국내에서 발행하기로 했다. 라이보 금리에 0.60%포인트 가산금리를 얹어주는 조건이다.

메가마트 역시 국내에서 5000만달러어치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다. LS전선도 운영자금 용도로 약 1억달러 수준의 외화 채권을 국내에서 발행하기 위해 시장 수요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잉거솔랜드의 3개 사업을 인수하기로 한 두산인프라코의 경우, 인수 대금 49억달러 전액을 국내에서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했던 1분기 이후에는 2금융권의 국내 외화 채권 발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 외화 발행을 한 후 원화로 바꿔 쓰는 형태가 주를 이루고 있다.

대우캐피탈은 지난 13일 3000만달러어치 달러표시(3년만기) 채권을 라이보(Libor) 금리에 55bp를 얹어 발행했다. 대우캐피탈은 지난 달 31일에도 국내에서 4000만달러어치를 발행했다. 통화스왑(CRS)을 통해 원화로 바꿔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6월에는 하나캐피탈과 LG카드도 3년 만기 달러 표시 채권을 각각 6000만달러, 1억1000만달러를 발행했다. LG카드와 하나캐피탈 역시 외화로 조달한 자금을 통화스왑시장에서 원화로 바꿔 국내에서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외 신한캐피탈, 외환캐피탈, 한국캐피탈 등 올해 4월부터 2금융권이 발행한 국내 외화 채권은 13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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