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車 원화조달로 급한 불 껐다

머니투데이 박준식 기자 | 2007.08.14 12:00

(상보)2천억 회사채 발행.."하반기 해외채권발행 재시도"

기아자동차가 국내에서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오는 9월 중 만기도래하는 2억 달러 규모의 외화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용도다.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된 가운데 지난 6월 중 해외채 발행에 실패하자 국내시장에서라도 급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조처다.

기아차 관계자는 14일 "이번 원화채권의 발행예정일은 오는 23일"이라며 "자세한 사항은 17일 공시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이번 기아차의 원화채권 만기는 3년, 스프레드(가산금리)는 42bp로 인수기관은 대부분 확정됐다. 발행을 도맡은 주간사는 대우증권으로 알려졌다.

기아차의 원화채권 발행은 2006년 10월(3000억원)과 올해 1월(3000억원) 이후 7개월만이다. 발행 잔액은 8000억원.

기아차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등 각종 악재로 해외 금융시장의 상황이 좋지 않아 원화채권을 발행해 급한 자금을 조달하려는 것"이라며 "최근 자금조달이 기업어음(CP) 위주로 이뤄지면서 단기화된 차입금 구조를 장기화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가 보유한 CP 발행잔액은 지난 13일을 기준으로 1조6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기아차가 이번에 조달한 자금으로 CP 채무를 일부 상환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CP 잔액이 1조원을 넘었기 때문에 우선 이 부분을 낮추고 추후 시장상황에 따라 외화채권 발행을 다시 시도해 만기도래하는 외채를 갚을 것이라는 견해다.

기아차 관계자도 "조만간 해외채권 발행 다시 시도할 것"이라며 "규모는 지난번 보다 2억 달러 가량 준 3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는 외화 매출이 70%에 달하지만 차입금은 원화가 70%를 차지하고 있어 환율 레버리지를 맞추기 위한 조처가 시급하다. 회사측도 앞으로는 금리가 높더라도 가능하면 외화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아차는 사업계획상 올해 미국 조지아공장에 900억원, 중국 공장에 720억원을 투자해야 한다. 또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18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금악화설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 높지 않은 금리로 회사채 발행에 성공했기 때문에 자금흐름이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기업평가는 기아차가 발행하는 이번 제270회 무보증회사채에 대해 종전과 같은 `AA-(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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