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이 30억불을 추가투입하지 않았다면?

머니투데이 유일한 기자 | 2007.08.14 07:35

거대펀드간 오염 그리고 한방향 베팅 후유증 심각

골드막삭스가 30억달러를 자신의 펀드에 추가로 투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골드막삭스가 8월에만 30% 가까운 손실을 입은 '골드만 에퀴티 오포튜너티펀드'(GEO)'를 비롯한 펀드에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30억달러를 신규 조성해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짧게 논평하면서 한 말이다. 골드만삭스 자신은 20억달러를 투입하며, 신용경색에 대해 시장이 너무 과민반응했고 이에따라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아졌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의 신규 자금 집행과 실적 호전 등이 겹치며 미증시는 약보합세로 선방했다. 그러나 미증시는 전형적인 약세장세인 '전강후약'의 모습을 보였다.

'다른 대형 펀드의 손실도 만만치 않다' '중앙은행의 연이은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신용경색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등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것이다.

FT는 금융시장이 골드만이 추가로 자금을 투입한 것에 대해 일단 좋은 뉴스로 확신하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그러나 대규모 손실을 입은 배경을 이해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GEO펀드는 살수도 팔수도, 주식을 빌리고 빌린 주식을 다시 팔수도 있다. 그리고 가치가 다른 증권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수학적인 모델도 사용한다. 시장의 방향에 대해 중립적인 것이다. 시장과 높은 긴밀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증시 급락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문제는 지난주 미증시가 살짝 반등했을때, 변동성이 절정에 달했고 이 과정에서 GEO펀드의 모델들은 완전히 제기능을 상실해 버렸다는 점이다.

유사한 현상은 르네상스 테크놀로지가 운영하는 다른 계량적 에퀴티 펀드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금요일 르네상스는 8월들어 8.7%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르네상스는 "다른 주식 헤지펀드들도 손실이 발생한 포트폴리오에 대비해 (손실이 없는) 포지션을 팔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FT는 첫째 금융시장의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의 상처(이번 신용경색으로 손실이 크게 난 포지션)를 치료하기 위해 다른 건강한 부위(손실을 입지않은 포지션)에도 손을 댈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

이는 2개월전 신용경색 사태가 터진 시점에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가장 바라지 않았던 시나리오다.

두번째, 군중의 특성을 보이는 거래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다시말해 같은 퀀드 모델을 사용하는 수많은 대형 펀드들이 있었다는 것. 다른 회사의 펀드를 복사하는 펀드들이 대거 조성되며 동일한 방향으로 베팅을 했고 그 결과 신용경색이라는 하나의 충격에 전체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손실은 스노볼처럼 불어났다.

골드만삭스와 르네상스는 월가를 대표하는 펀드 명가이다. 지난주까지만 이 명성은 높았다. 그러나 이번 손실로 체면은 말못하게 구겨졌다.

만약 다른 모든 펀드들도 이들과 같은 베팅을 했다면? 골드만이 만약 30억달러의 추가자금을 조성하지 못했다면? 골드만의 대응이 마냥 긍정적인 소식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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