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금융당국 및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신용카드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인하 여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식 4당사자체계를 도입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카드회사들은 카드발급 및 매입업무를 모두 맡고 있다. 반면 미국은 두 업무가 분리돼 있다. 정부는 매입업무를 카드사에서 떼내 전담업체에 맡기면 카드사별 중복 관리에 따른 비용이 절감돼 그만큼 가맹점의 수수료 인하 여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정부는 특히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신용협동조합 등 서민 금융기관들이 올 연말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데다 보험사들도 체크카드 발급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전문매입사 육성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문매입사 후보로는 은행을 회원으로 둔 비씨카드, 카드 부가통신망(VAN)업체 KMPS를 인수해 국내에 진출한 FDC 등이 거론된다. FDC는 매입을 비롯, 카드결제 프로세싱을 맡고 있는 미국 1위 업체다.
금융계 관계자는 "정부가 카드회사에서 매입업무를 강제로 분리하는 대신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럽게 구조개편을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국내 여건상 매입사 육성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업계는 한국과 미국의 카드산업 구조가 다를 뿐 아니라 전문 매입사를 두더라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내 카드산업 유통 구조를 미국식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경우 업계 반발에 따른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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