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효자동 주식' 이렇게 움직인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7.08.13 17:38

박근혜→이명박→손학규..증시 대권경쟁 대리전, 이해찬주도 꿈틀

 `효자동 주식'으로 불리는 대선테마주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효자동 주식이란 청와대 인근 효자동의 대통령 상징성을 활용해 대권후보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주식을 통털어 투자자들이 부르는 말이다. 누가 차기 청와대 주인이 될까라는 관심사는 증시에서 어느 기업이 덕을 볼까, 어떤 회사 주가가 오를까로 발빠르게 번역돼 새로운 돈의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박근혜株 이어 이명박株 등장..연초 주가 엇갈려

올해 대선테마가 뜨겁게 불붙기 시작한 시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한나라당 경선레이스를 시작하면서부터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46%)인 EG는 작년 5월 한나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주가가 두 배로 뛰었고 10월 박 전 대표의 대선출마 선언에 다시 급등하며 정치 이슈에 민감하게 반하기 시작했다. 박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되면 동생이 최대주주인 회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일반인 대상 여론조사에서 선호도 1위를 기록하는 이명박 전 시장이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후보로 떠오르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지난 1월 EG의 주가가 횡보하는 대신 이 전 시장의 사위가 지분을 보유한 아트라스BX는 15일만에 89%나 급등했다.

이 전 시장의 핵심공약인 '한반도대운하'도 수혜주를 만들어냈다. 전국 규모의 운하공사의 수혜주로 수중공사면허를 보유한 삼호개발이 3월초까지 4배 이상 급등했다. 터널 등 지하공사 전문업체 특수건설도 2월말 테마에 합류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박근혜주 오르면 이명박주 떨어지고..증시는 '李 vs 朴' 대리전

3월이후 종합지수가 상승 랠리를 시작하면서 대선테마주도 지수상승기세에 밀리는 양상이었다. 우량주들도 급등하면서 테마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소원해지게 됐던 것. 3월말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선언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경선룰 문제로 분당위기까지 거론됐던 5월10일 이 전 시장이 한나라당 경선출마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대선테마'가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특히 한나라당 경선이 중심화제가 되면서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증시 대리전' 양상으로 움직였다. '박근혜주'로 분류되는 EG, 동양물산의 주가가 오르면 '이명박주'로 불리는 삼호개발이 약세를 보이는 식이다.

6월초 EG는 거래일기준 14일만에 139%나 주가가 급등했지만 삼호개발은 2.4% 상승에 그쳤다. 양 후보의 첫번째 TV토론 결과가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BBK 등 이 전 시장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것이 주가변동의 근거가 됐다.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상승해 이 전 시장과의 격차를 줄인 것도 영향을 줬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테마에 어부지리로 편승한 회사도 늘었다. 동양물산은 김희용 회장의 부인 박설자씨가 박 전 대표의 사촌이라는 이유로 '박근혜주' 명단에 올랐고, 특수건설은 터널 등 지하건설 전문업체여서 '대운하 수혜주'로 꼽혔다.

△7월들어 이명박주 득세..남북정상회담 성사후 손학규주 부상

한나라당 경선이 본격화되고 사회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며 증시의 대리전도 가열됐다. 매일 양측의 '수혜주'로 불리는 종목들의 주가가 서로 엇갈리는 양상이 한동안 계속됐다.

7월 들어 증시의 '이·박 대리전'은 중심축이 이 전 시장 쪽으로 쏠리기 시작했다. 각종 의혹으로 주춤하던 이 전 시장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고 검찰조사로 출생 및 병역의혹을 해소하자 '박근혜주'는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 8일 청와대가 이달말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박근혜주' EG는 대선테마에서 하차하는 양상이다.

정상회담 이슈는 증시에서 '남북경협 테마주'들이 급등하게 만드는 한편 대선테마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9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대선출마 선언과 맞물리면서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이 '대선테마'의 주된 이슈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를 반영하듯 '손학규주'로 꼽히는 IC코퍼레이션은 손 전 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9일부터 3일째 상한가를 기록중이며 자회사 세지도 동반 급등했다. IC코퍼레이션은 모기업 디지털인사이드의 김유식 대표가 손 전 지사의 지지세력인 전진코리아·선진평화연대의 대표를 맡고 있어 관련주로 지목됐다.

△범여권후보 관련주 꿈틀..손학규냐 이해찬이냐

이제는 손 전 지사가 증시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가 '대선테마'의 주된 관심사로 등장했다.

여전히 이 전 시장 관련 '대운하 수혜주'는 연초 대비 최고 10배나 급등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호개발과 특수건설에 이어 이화공영, 홈센타, 동신건설, 삼목정공 등 대운하의 수혜가능성이 언급된 대부분의 기업들이 테마에 합류하며 연일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이 전 시장의 대학동문 구천서 전 국회의원이 대주주인 신천개발도 동반 급등세다.

반면 손 전 지사의 지지율이 한나라당 유력 주자들에 비해 크게 뒤지는 데다 범여권 대선후보 경선은 여전히 안개속이다. 그러나 양 진영의 경선이 끝나고 대선후보가 결정되면 지지율 격차는 줄게 되고, 따라서 범여권 후보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손 전 지사는 주가상승 여력이 큰 '저평가 우량주'라는 해석도 나온다.

'남북경협주'의 급등세가 이어지는 등 남북정상회담의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범여권 후보 관련주가 추가로 테마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정상회담 성사에 기여한 이해찬 전 총리도 '노심'을 가장 잘 대변한다는 이유로 손 전 지사 못지않은 증시의 '유력 후보'로 꼽힌다.

'3·1절 골프 파문'을 계기로 유원기 회장과 이해찬 전 총리와의 친분관계가 주목을 받았던 영남제분은 13일 이 전 총리가 한명숙 전 총리와 '친노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뒤 230원(9.52%) 상승한 2645원으로 장을 마쳤다.

증권 관련 게시판에는 일찌감치 영남제분을 '이해찬주'로 분류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대선테마의 수혜를 점치는 글이 떠돈다. 작년 '3·1절 골프' 당시 주가조작 파문과 맞물려 주가가 급락했던 사례가 있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성사에 통일교가 개입돼있다는 설을 바탕으로 일신석재도 '이해찬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실상 밀고있다는 설과 한미FTA 타결, 부동산값 안정화, 남북정상회담 등 정권말기 성과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주장 등이 '이해찬주' 기대감의 근거다.

통일교 재단(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이 최대주주인 일신석재는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발표한 8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3일간 거래량이 급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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