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유난히 가벼운 코스피에 유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08.12 15:28
지수 2000선을 돌파하는 등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던 한국 증시가 미국 뉴욕 증시의 조정을 빌미로 더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뉴욕 증시가 2% 떨어지면 한국 증시는 4% 이상 폭락하는 식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 그렇게도 자신감이 없는지 외부 악재에 당사자들보다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뭐가 잘못됐을까. 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부족이라고 단순히 치부해야 할까. 아니면 선진국에 이르지 못한 '개도국 증시스러운'(시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한) 미흡함이 반영된 것이라고 표현해야 맞을까.

특히 10일 국내 증시 반응은 패닉에 가까웠다. 전날 BNP파리바가 3개 헤지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는 소식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가 이미 전세계로 확산됐다는 우려를 낳았다.

앞서 9일 미국 투자자들도 이번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뉴욕증시의 하루 낙폭은 387.18포인트(2.83%)나 됐다. 이튿날 아시아 증시의 반응도 이에 못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서도 한국 증시의 낙폭이 4.2%로 가장 깊었다.


한국 증시가 올들어 쉼없이 랠리를 지속한 데 대한 피곤함과 그에 따른 반대 급부도 반영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국의 증시 반응을 돌아보면 좀 지나친 면도 없지 않다.

이번 금융 위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이 9~10일 이틀동안 대규모 긴급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찻잔 속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FRB가 신용경색이 금융위기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악재는 미국이 아닌 한국 투자자들 스스로가 풀어야 한다. 좀 더 시장에 대해 신뢰를 가져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외부 악재에 서둘러 민감하게 반응하기 보다 신중하게 먼저 생각한 뒤 대처하는 성숙한 투자 문화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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