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폴슨, 서브프라임 예상 틀렸다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7.08.11 10:31

"서브프라임 억제될 것" 그러나 현실은 위기로 전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헤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 스탠리 오닐 메릴린치 최고경영자(CEO) 등이 모두 틀렸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이들이 모두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의 영향이 억제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서브프라임 위기가 다른 시장으로 전염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도했다.

버냉키는 지난 3월 28일 "서브프라임 부도 위기는 잘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7월 28일 의회 연설에서 "급증하고 있는 부도와 담보 압류 처분 증가가 경제·사회적 고통을 유발하고 있다"면서 "문제는 호전되기 전에 악화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

폴슨 재무장관 역시 지난 6월 20일 "서브프라임 부도는 전반적인 경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도 폴슨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서브프라임에서 불거진 문제로 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시인했다.

오닐 메릴린치 CEO도 지난 6월 27일 "서브프라임 위기는 합리적으로 잘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CEO인 케네스 루이스도 지난 6월 20일 "주택 시장 부진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2조달러에 달하는 모기지 시장은 심리가 크게 냉각되며 중단된 상태에 놓였다. 이는 시작일 뿐이다. 모기지 위기는 신용경색으로 퍼져 은행들과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마디로 금융 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브프라임 파문이 결국 신용경색 위기로 퍼지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9~10일 이틀동안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섰다.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호주 중앙은행 등도 일제히 단기 유동성 공급에 나섰다.


노던 트러스트 코프의 이코노미스트인 폴 카스리엘은 "주택시장은 고용, 경제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리는 현재 주택시장 부진에 영향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FRB는 이날에만 380억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을 금융 시스템에 지원하면서 필요하다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RB는 전날에는 240억달러의 단기 자금을 공급했다.

ECB 역시 전날 단일 시장 개입으로 사상 최대규모인 948억유로(1308억달러)를 시장에 투입한 데이어 이날도 610억5000만유로(836억달러)의 자금을 3일 만기 환매조건부채권 입찰을 통해 시중에 공급했다.

ECB의 유례없는 시장 유동성 자금 개입은 BNP파리바가 3개 펀드의 환매를 중단한다고 밝힌 여파에서 비롯됐다. 이날 BNP파리바의 소식은 전세계 증시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인사이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나리만 베라베시는 "서브프라임으로 촉발된 부실 위기가 은행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많은 국제적인 은행들이 미국의 자산담보부증권(CDO)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 것이 위기 확산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인 프라임 액티브 캐피털의 회장인 피터 린치는 "ECB는 현 상황을 긴급으로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주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AHMI)의 파산은 서브프라임 위기가 보다 우량한 모기지인 알트에이(Alt-A)로 번졌다는 신호탄이었다. AHMI는 부도 증가 위험으로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려는 곳이 없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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