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파리바, 펀드환매 왜 중단했나

머니투데이 임대환 기자 | 2007.08.10 16:39
BNP파리바 투신운용의 3개 펀드가 환매중단되면서 전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을 치고 있다. BNP파리바는 왜 이들 펀드에 대해 환매를 중단할 수 밖에 없었을까?

◆환매중단, 왜? = BNP파리바측은 불과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의 펀드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 왔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이미 지난해말부터 미국의 서브 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부실 문제가 불거져 왔다는 점에서 BNP파리바 역시 내부적으로는 이같은 사태를 예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BNP파리바의 자회사인 BNP파리바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가 가치산정을 중단한 펀드는 ‘파베스트 다이내믹 ABS’와 ‘BNP파리바 ABS 유리보’, ‘BNP파리바 ABS 에오니아’ 등 3개 펀드. 2005년 하반기부터 2006년과 2007년에 발행된 것들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고 위험을 무릎쓰고 고위험 자산에 투자한 상품으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모두 27억5000만달러가 서브 프라임 모기지에 투자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중 10억달러 가량은 더블 A 이상의 비교적 우량한 서브 프라임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해부터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이 우려되면서 금리가 상승하고 그 과정에서 연체가 발생하기 시작해 서브 프라임에 투자된 자산유동화증권(ABS) 자체에도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서브 프라임 연체율은 13%정도인데, 연체율 상승으로 정상적으로 돈이 안들어오자 투자자들에게 상환을 해 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펀드가 환매가 되려면 가치를 평가가 이뤄져야 하지만 연체율 상승으로 매매가 거의 끊긴 상태에서 이들 채권에 대한 평가도 이뤄질 수 없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의 부실로 여기에 투자된 ABS의 가격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게 되자 BNP파리바가 자금인출을 동결하게 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가격이 급락하자 BNP가 가치평가를 중단한 것이고 매매평가가 이뤄져야 유통이 되는 채권에 대해 가치평가를 중단한다는 것은 환매를 안 해주겠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CB 개입, 왜? = BNP파리바가 펀드 환매중단을 선언하면서 유럽중앙은행(ECB)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이 즉각적인 시장개입에 나섰다.


환매중단으로 유럽과 미국의 익일물 금리가 폭등을 했기 때문. 환매중단으로 자금 유통에 장애가 생긴 금융기관들이 발생하면서 금리가 급등하게 된 것이다.

사태가 발생한 9일 런던은행간 금리(LIBOR)는 전일대비 51bp 급등한 5.86%, EONIA도 전일대비 22bp상승한 4.31%로 ECB의 목표금리 4%를 크게 상회했다. 단기 금융시장의 불안이 생겨 ECB 등 중앙은행이 시장에 개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ECB의 개입은 특정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고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머니마켓에 자금을 공급해 준 것”이라며 중앙은행의 개입 의미를 축소했다.

실제 ECB의 정책금리는 4.0%인데 BNP파리바 사태가 터지고 난 10일(한국시간) 장중에는 4.4%까지 금리가 올라가는 요동을 치기도 했다. 한은도 “이번 ECB등의 조치는 일상적인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단기시장 금리를 목표수준에서 관리하려는 의도”라면서 특정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긴급 자금 대출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며 파장을 차단했다.

◆갈팡질팡하는 금융당국 = 그러나 김용덕 신임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날 BNP파리바 사태에 대해 의미있는 발언을 했다.

김 위원장은 일일 상황점검회의에서 "중앙은행이 움직였다는 것을 너무 쉽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금감위와 금감원 실무진들을 지적했다. 이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 목표금리를 조절하려는 중앙은행의 일상적인 조치라고 의미를 축소했던 한은의 발표와는 사뭇 뉘앙스가 다른 것이다.

실제 한은의 낙관적인 전망과는 달리 FRB가 공급한 유동성은 초단기 자금 120억달러를 포함해 모두 240억달러에 이르고 ECB도 단일시장 개입으로는 최대규모인 950억유로(1308억달러)를 긴급 자금으로 지원했다.

이에따라 이번 사태를 둘러싼 금융당국간의 긴밀한 협조와 토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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