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LTCM과 같은점-다른점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김유림 기자 | 2007.08.10 11:33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전세계 금융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파산으로 불거진 금융 위기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고 있다.

이번 서브프라임 부실로 미국을 비롯한 유럽의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자 결국 9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섰다. 10일에는 일본은행도 동참, 1조엔 규모의 유동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 LTCM과 닮은점 '글로벌 위기 확산'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는 '국내 신용경색→투자 자산 가치 하락→국제금융시장 확산→시장 변동성 증가→세계 금융시장 연쇄 위기→중앙은행 개입'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LTCM 사태로 인해 국제 시장이 요동치자 중앙은행이 개입했던 모습과 꼭 닮았다.

헤지펀드들도 LTCM때와 같이 줄줄이 위기를 맞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노스 아메리칸 에쿼티 오퍼튜니티 펀드도 올들어 지난달 27일까지 15%의 손실을 입었고, 7월에만 11%의 손해를 보면서 자산을 매각했다. 또 다른 헤지펀드인 글로벌 알파 펀드도 일부 포지션의 청산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50억달러의 자산을 운용하는 하이브리지 멀티스트래티지 펀드는 이달에만 4%의 손실을 봤다. 290억달러를 운용하는 르네상스 인스티튜셔널 에쿼티 펀드는 7월에 5.8%의 손해를 입고 8월 첫 주 3거래일 동안에만 또다시 0.4% 추가 하락했다. 타이크 포트폴리오 펀드도 올해 8월 첫 주 3거래일 동안 7%의 손해를 입었다.

그리고 베어스턴스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에 투자했던 2개 헤지펀드를 청산하는 악몽을 겪었다. 대형 투자은행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받았던 베어스턴스는 헤지펀드 청산으로 전세계 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금융시장의 패닉을 가라앉히기 위한 유동성 공급조치인 이른바 '버냉키 풋(Bernanke put)'이란 단어도 등장하고 있다. 1998년 LTCM 사태 때도 그린스펀의 유동성 공급을 두고 '그린스펀 풋(Greenspan put)'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선진국발 위기 도래는 LTCM 때와 달라

그렇다면 LTCM 사태 때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1998년 LTCM 파산은 주요 원인이 러시아 등 이머징 마켓 시장 불안에 있었다.

러시아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던 LTCM는 러시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하면서 루블화가 폭락하자 그대로 파산하고 말았다. 이머징 시장의 불안이 전세계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10년후인 지금은 선진국인 미국발 악재에 유럽, 아시아를 비롯한 전세계가 휘청거리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인 배런스는 미국발 악재에 전세계가 전염되는 '미국 독감(American Flu)'이 우려된다고 분석하고, 특히 이번 사태가 이머징 마켓에 옮겨붙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물론 아직까지 이머징 시장은 제한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 보유하고 있는 모기지 관련 증권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이머징 시장으로부터 물밀듯이 자금이 빠지는 자금이탈 현상이 발생하는 간접적인 위기에 노출되고 있다.

미국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베이스가 취약한 이머징 시장 변동성은 더욱 확대되는 악순환에 노출돼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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