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경색 헤지펀드도 강타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08.10 09:02
"분명, 아무도 경험해 보지 못했고 우리 전략에도 없는 무언가 이상한 일들이 시장 안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컴퓨터 분석을 활용한 투자로 유명한 헤지펀드 블랙메사가 지난 8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에 담긴 내용이다.

마켓워치는 블랙메사 같이 중립적 투자기법으로 위험을 잘 분산해왔던 헤지펀드들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자산을 매각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가 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 청산이나 지난해 아마란스의 청산과도 닮은 점이 많다고 10일 보도했다.

마켓워치가 입수한 블랙메사의 투자 편지에는 "최소 한 개 대형 헤지펀드나 투자은행이 '막대한(massive)' 규모의 자산을 유동화하는 중이며 이 때문에 이른바 중립적인 투자 포지션을 취했던 퀀트펀드들이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쓰여 있다.

퀀트 펀드는 과거 시장의 움직임(통계)을 바탕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에 기반해 매매가 이뤄지도록 하는 계량적 접근을 주로하는 펀드를 말한다. 위험을 잘 분산하기 때문에 투자 리스크가 비교적 작다는게 강점이다.

데이브 드머스와 조나단스프링 매니저가 작성한 이 편지는 특히 이번 사태를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비정상적인(amiss)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블랙메사는 또 운용하는 헤지펀드는 각각 19억달러를 롱포지션과 숏포지션에 균일하게 분배 투자했지만 8월 7일을 기준으로 7.5% 손실이 발생했고 앞으로 10%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도 골드만삭스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노스아메리칸에퀴티어포튜니티펀드'가 자산 일부를 매각했다고 9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의 최대 헤지펀드인 글로벌알파펀드도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어쩌면 포지션을 정리하고 있는 중일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총 100억달러를 운용하는 골드만삭스의 글로벌알파펀드는 컴퓨터 모델링 기법으로 중립적 투자를 하는 대표적인 '퀀트펀드'이다.

마켓워치와 인터뷰한 익명의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번 사태가 98년 전세계 금융시장을 대혼란에 빠지게 만든 LTCM사태와도 닮아 있다고 지적했다.

LTCM은 노벨상 수상 경력이 있는 수학자와 경제학자들이 과거의 수익률 패턴을 과학적으로 모델링한 것을 바탕으로 아비트리지 전략을 주로 썼다. 그러나 러시아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이런 모든 과학적 접근은 무용지물이 됐고 LTCM은 도산했다.

아울러 지난해 금융시장을 떨게 했던 헤지펀드 아마란스 사태와도 유사한 상황 전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메사는 "우리는 레버리지를 줄이고 현금확보를 위해 일부 포지션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지난해 9월 중순 아마란스가 천연가스 투자 손실로 투자자들의 마진콜 요구가 들어오자 보유 주식을 대거 유동화하면서 주식시장이 혼란에 빠졌는데 현재 상황도 그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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