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P 충격, 전세계 금융시장 강타

머니투데이 김유림 기자 | 2007.08.10 07:50

긴급자금 사상최대… 9.11때 보다 많아

서브프라임 부실에서 시작된 금융권 신용 경색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3개의 펀드환매를 중단하자 유럽중앙은행(ECB)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즉각 시장 개입에 나서는 등 충격이 확산되고 있다.

ECB 1306억달러 투입

ECB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최대 은행 BNP파리바가 16억유로(22억달러) 규모의 3개 자산유동화증권(ABS) 펀드에 대해 환매중단을 선언한 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948억유로(1306억달러)의 단기자금을 유로권 은행에 긴급 수혈했다.

이는 2001년 9.11 당시 하루 동안 긴급 지원한 693억유로와 이튿날의 400억유로를 웃도는 규모여서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해주고 있다.

ECB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날 금융업체들의 펀딩 요청을 100% 수용했다. 이는 ECB가 이번 사태로 금융시장의 기능이 멈추거나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CB는 이날 개입에 대한 구체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와 관련 "유로 머니 마켓이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정연하게 돌아갈 것"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JP모간 에드 마리난 전략가는 "ECB의 결정은 일어날 수 있는 유동성 문제를 매우 신중하고 선제적으로 제어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CB의 이날 결정은 유로 머니 마켓에서 초단기 금리가 급등함에 따라 이뤄졌다. 런던 은행간 초단기 금리인 리보금리는 6년래 최고치인 5.86%로 전일대비 0.51%포인트 급등했다. 유로권 하루 만기 단기금리도 0.2%포인트 오른 4.31%를 기록, ECB목표치인 4%를 크게 웃돌았다.

미국 유럽 증시 급락

BNP파리바 발표 이후 금융 시장도 요동쳤다. 신용 경색 우려감이 금융시장을 다시 엄습하자 주가는 급락하고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은 급등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전일대비 122.70포인트(1.92%) 하락한 6271.20을 기록했다. 프랑스 CAC40지수는 124.51포인트(2.17%) 떨어진 5624.78로, 독일 DAX30지수는 152.35포인트(2%) 빠진 7453.59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87.18포인트(2.83%) 급락한 1만3270.68을, S&P500지수는 전일대비 44.40포인트(2.96%) 하락한 1453.09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올들어 두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은 급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0.21%포인트 급락, 4년래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FRB도 240억 달러 투입

유럽중앙은행이 신용경색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자금지원에 나서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240억달러의 임시 준비금을 은행권에 풀었다. 240억달러는 평소 유동성 공급의 배에 해당되긴 하지만 놀랄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게 금융권 분석이다.

이날 FRB의 조치는 ECB와는 조율을 거쳐 나온 것은 아니며 연방기금의 시장금리가 목표금리인 5.25%보다도 높은 5.5%에서 거래되고 있어 이를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기 위해 나온 것으로 분석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FRB가 개입은 했지만 아직까지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국제 금융위기로 비화하나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파리바가 9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유동화증권에 투자한 3개 펀드의 환매와 가치산정을 일시 중단하는 바람에 유럽과 미국 증시가 급락하자 서브프라임 위기가 전반적인 금융위기로 비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가 지난 100년간 일어난 최대 국제금융위기인 러시아 국채상환중단과 롱텀캐피털매니지펀드 위기, 1930년초 대공황에서와 마찬가지로 국내 신용경색-국제금융시장 확산-변동성 증가에 뒤이어 최종적으로 중앙은행이 개입하는 사태로 발전하는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리만 브라더스의 전략책임자인 잭 말비는 "현재 금융위기가 모기지대출 금융기관들이 최근 몇개월 동안 문을 닫고 사업을 축소하는 있다는 점에서 뉴욕은행들의 파산이 국제금융위기로 이어졌던 100년전인 1907년 당시의 은행위기와 유사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리만 브라더스는 현재 금융시장 신용경색을 1-10가지 등급 가운데 7등급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경제분석가들은 금융시장이 현재 금융공황 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금융시장을 와해시킬 수 있는 씨앗이 뿌려졌다는 점만은 동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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