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의 '전격' 거래소 방문 작전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7.08.09 17:38
▲거래소 시황판을 올려다보는 정동영 전 의장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던 9일 오후 3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여의도 증권거래소를 찾았다. 깜짝 방문이었다.

그는 옥치장 거래소 본부장 등 관계자를 만나고 홍보관도 둘러봤다. 지난 50년 주가지수 흐름을 유심히 보던 그는 "평화경제시대로 주가 3000→4000→5000 시대를 열어갑시다"는 방명록을 남겼다.

이날 거래소 방문은 선거캠프 아침회의에서 전격 결정됐다.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알려진 만큼, 한 번 무산됐던 방문일정을 진행할 타이밍으로 최적이라고 판단한 것. 최근 정 전 의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코리아 프리미엄'을 외쳐왔다. 올들어 꾸준히 오른 주가가 한반도 평화정착 때문이란 것.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사라지고 있단 얘기다.

그런 점에서 거래소 방문은 필수. 그러나 쉽지 않았다. 그는 지난 1일 거래소 방문을 예고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와 당시 급박했던 범여권 정치 일정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증권거래소는 정치인들이 자주 찾지 않는 곳 중 하나다. 행여 주가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희생양'이 될 수도 있기 때문. 공교롭게도 정 전 의장이 방문을 취소했던 지난 1일 주가는 급락했다. 우연의 일치였지만 정 전 의장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 점을 잘 아는 그는 "'누가 와서 (주가가) 떨어졌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고 해서, 정치인들 거래소 방문이 매우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정 전 의장이 거래소 문을 들어서는 순간 코스피는 전날보다 5.27p 오른 1908.68로 마감했다. 이 역시 우연의 일치였지만 '작전'은 성공한 셈.

한편 정 전 의장은 이날 오전 손학규 전 지사의 대선출정식에도 참석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이 거의 '외면'한 행사였지만 빠지지 않았다. 이 결정도 전격적이었다. 아침 회의에서 "통 큰 정치를 보여주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단 후문이다.
▲9일 여의도 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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