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일보후퇴, '반대'서 '조건부 수용'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7.08.08 19:12

지도부-4인후보 긴급회동...남북정상회담 4가지 조건 요구

한나라당이 뒤로 물러섰다. '8.28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이 한나절 사이에 바뀌었다. 8일 오전에는 극렬한 '반대' 입장이었다. 오후 들어 '조건부 수용'으로 슬쩍 발을 뺐다.

당은 '반대', 4인 후보는 '조건부 찬성'. 이같은 입장 차이가 조율된 결과다.북한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 등 한반도 정세 변화가 고려됐다. 최근 당이 발표한 신(新)대북정책과의 보조, 선거를 앞둔 후보들의 입장도 두루 감안했다. 불가피한 선택인 셈이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4명의 대선 후보는 이날 오후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있는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다. 오는 28일부터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서다. 이 자리에서 '반대'보다는 '실질적 정상회담'이 되도록 4가지 전제조건을 정부에 요구키로 의견을 모았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번 정상회담은 시기와 절차, 장소 등에서 매우 부적절함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면서도 "이미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이상 정부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4가지 요구사항도 설명했다. 전제는 이번 회담의 최대 목표가 북핵폐기가 돼야 한다는 점. 이를 위해 △6자회담의 틀을 벗어나지 말 것 △북핵폐기 없이 섣부른 평화선언 △종전협정 체결을 밀실에서 하지 말 것 △국군포로와 납북자 등 북한 인권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 △투명한 회담이 돼야 할 것을 요구했다. 정상회담이 국내 정치에 정략적으로 이용되거나 대선 국면 전환용으로 활용되면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회의 과정에서는 당과 4인 후보들의 견해차가 적잖게 드러났다. 당 지도부의 입장이 가장 완고했고 이명박, 박근혜 두 후보는 그보다 수위를 조금 낮췄다. 원희룡 홍준표, 원희룡 후보는 전향적이었다.

당 지도부는 "부적절한 정상회담"이라는 데 '방점'을 찍었다. '빅2'는 북핵 폐기와 북한 개방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 후보는 "반대한다는 것보다는 의제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을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도 "핵문제를 매듭짓고 의제, 절차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고 제안했다.

원, 홍 두 후보는 "평화통일기반을 닦는 알맹이가 만들어주면 합의해주자(원희룡)", "반대 분위기는 옳지 않다. 비핵화로 정상회담의 의제를 한정하자(홍준표)"며 거들었다. 결국 한나라당은 '조건부 찬성'으로 당의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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