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엠파스 제휴 왜?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7.08.08 16:02

동영상 시장 확대 연합전선...'동상이몽' 속 네이버 견제 포석

다음과 엠파스가 8일 동영상 검색부문에 손을 잡음에 따라 그 배경에 귀추가 주목된다. 동종 포털업계간 검색 부문에서 제휴가 이루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선 이번 다음과 엠파스의 제휴가 동영상 서비스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동영상 사업을 대폭 강화한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영상 시장, 다음 압승 속 네이버 '복병'= 현재 국내 동영상 UCC 서비스 시장은 다음의 'tv팟'과 동영상 전문업체인 판도라TV가 1위 자리를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다음의 'tv팟'은 코리안클릭 기준으로 7월 3주차 UV(순방문자수)수 350만명을 돌파하면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페이지뷰(PV)와 체류시간(DT)는 판도라TV가 다소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UCC에 올인해온 다음 입장에서는 판도라TV보다 부담스러운 존재가 바로 네이버다. 아직까지 동영상 시장에서 네이버의 입지는 크지 않다. 다음, 판도라TV, 엠엔캐스트, 엠군에 이어 5위권에 머물러왔다. 네이버가 그동안 저작권 이슈 등의 이유로 동영상 UCC부문에서만큼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왔기 때문.

그러나 지난 5월부터 엠넷, KM, 익스트림(XTM), 채널CGV, TVN, 올리브네크워크 등 6개 케이블TV의 방송콘텐츠 온라인 유통을 담당해온 CJ그룹의 엠넷미디어와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유럽 축구를 중계권을 갖고 있는 미디어코프 등 전문 동영상 콘텐츠 진영과 잇따라 손잡은데 이어 이달 7일에는 동영상 전문 플랫폼 '네이버 비디오'를 전격 오픈했다.

이번에 오픈한 '네이버 비디오'는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만들고, 편집하고, 저장관리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으로, 무엇보다 그동안 동영상 커뮤니티 '네이버 플레이'와 블로그, 카페 등 산재돼있던 동영상 UCC들을 한곳에 모아 단일화된 플랫폼으로 동영상 서비스를 나설 수 있게됐다. 이는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다음 "적과도 손잡겠다"= 이런 상황에서 다음이 엠파스와 전격 손을 잡은 이유는 이용자 접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번 제휴에 따라 엠파스 뿐 아니라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에서도 '다음tv팟' 동영상 콘텐츠를 볼 수 있게된다. 현재 네이트닷컴과 싸이월드도 엠파스 검색엔진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


그동안에도 다음의 지식검색이나 블로그, 카페 등 일부 콘텐츠들은 열린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었지만,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검색제휴를 통한 연동이 이루어져야만 검색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다음은 이달 중순부터 우선 공개된 200만여개의 동영상 DB를 엠파스 동영상 검색과 연동할 예정이며, 차후에 DB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이번 엠파스와의 제휴를 계기로 국내 주요 포털들과의 제휴를 통해 'tv팟'의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동영상 서비스 주도권을 위해서는 '적과의 동침'도 불사하겠다는 얘기다.

반면, 엠파스의 입장은 다르다. 동영상 자체 DB확보나 이를 통한 수익모델 창출보다는 멀티미디어 검색 품질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음과의 제휴와는 별개로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과도 동영상 검색 제휴에 합의함으로써 현재 엠파스가 보유한 동영상 콘텐츠는 총 1억2000만건. 동영상 부문에서는 국내 최대 검색DB를 갖췄다.

여기에 엠파스는 4000만건에 달하는 '유튜브' 동영상도 엠파스에 검색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정식 제휴는 아니지만 웹스크롤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 엠파스측 설명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한글단어로 입력하면 자동으로 영어로 번역하는 서비스도 제공키로 했다. 유튜브 동영상을 한글로 검색해주는 서비스는 엠파스가 처음이다.

동영상 서비스를 놓고 다음과 엠파스의 관점과 전략이 각각 다르지만, 검색시장의 절대적 지배력을 등에 업고 동영상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를 견제하기 위한 묘한(?) '연합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동영상 서비스 시장은 아직까지 시작에 불과하다. 여전히 방송3사를 비롯한 저작권 딜레마가 풀리지 않았고, 이에 따라 뚜렷한 수익모델 기반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 반면 동영상 UCC 이용자수가 크게 늘면서 투자비용은 갈수록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뜨거워지기 시작한 주요 메이저 플레이어간 주도권 경쟁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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