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와인펀드, 왜 난 투자하기 힘들까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7.08.07 15:14

공모 아닌 사모 운영… 리스크 검증 필요·한국시장 특수성 탓

평소 미술품 감상이 취미인 직장인 이씨는 '아트펀드'가 출시 소리에 '취미'를 '재테크'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들떴다. 하지만 들뜬 마음도 잠시뿐 미술품에 투자할 생각을 접어야 했다. 증권사에서 출시하는 아트펀드는 대부분 고객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모펀드'였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가 고려했던 와인펀드도 '사모펀드'형태였다. 와인, 미술품 등 문화 트렌드에 맞춰 속속 관련펀드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일반인이 투자하기엔 거리가 멀다. 왜 '입맛 당기는' 펀드들은 사모로 운영될까.

사실 답은 간단하다. 일반펀드처럼 상장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실제 있는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실물펀드이기 때문이다.

최근 굿모닝신한증권이 출시한 아트펀드 2호 'SH명품아트특별자산투자신탁1호(SH명품아트펀드)'는 고지 3시간만에 판매가 완료됐다. 최소가입금액이 2억원이었지만 120억원이 금세 몰렸다.

SH명품아트펀드는 데미안 허스트, 독일의 이멘도르프, 미국의 신디셔먼, 중국의 위민준 작가 등의 작품에 투자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6월 출시한 '서울아트사모특별자산2호'도 판매 하룻만에 80억원이 몰려 바로 마감됐다. '아트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는 부분이다.

실물이다 보니 운영상 문제점이 발견되서 펀드 출시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 올 상반기 한 증권사는 실제 '와인'을 매입후 이에 따른 수익을 추구하는 '와인실물펀드'를 계획했었지만 중도에 그만뒀다.

실물 와인펀드를 위해 '돈 될만한' 와인을 고를 수 있는 안목, 와인을 보관할 창고, 와인 보관을 위한 보험 등이 필요하다보니 펀드설정 어려움이 많았다.


또 한가지 중요한 이유는 '아트펀드' 등이 아직 투자자에겐 낯선 상품이라는 것이다. 국내 아트펀드 1호는 지난해 9월 굿모닝신한증권이 출시한 '서울명품아트펀드'로 75억원 규모였다.

낯설다 보니 투자위험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공모보다는 사모로 운영되는 것이다.

'아트펀드'가 사모펀드로 운영되는 이유중 하나는 특수한 한국시장에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 미술품을 돈으로 사고판다는 상업적 마인드가 약하다 보니 작가들의 작품이 어느 펀드에 편입되서 '투자'의 용도로 쓰인다는 것에 심리적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펀드 운용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공모보다는 사모형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에서는 뮤추얼펀드 형태로 '파인아트펀드'가 지난 2004년 설정이후 연 43%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갤러리와 운용사, 증권사가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12명의 미술, 주식 등 전문가들이 모여 작품을 선정하고 투자한다. 경매 등 미술품 시장이 발전한 곳이다보니 작품가 선정이 투명하고 거래가 활발해서 이 같은 형태를 가능한 것이다.

'아트펀드'에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술시장의 확대가 무엇보다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트펀드 3호'를 구상중인 굿모닝신한증권 관계자는 "문화와 투자를 동시에 향유할 수 있고 일반인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들기 위해 특정작가군보다는 다양한 블루칩 작가군과 작품군을 선정, 투자할 수 있는 상품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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