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저력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7.08.07 17:06

[기자수첩]전화위복 정전사태...신뢰 다지기

"K2 라인이 정전 전과 동일하게 돌아가고 있고 수율까지 완전 정상화 됐다."

휴가 중이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을 찾아 정전사고가 완전 수습됐음을 선언했다. 지난 3일 오후 2시30분 시작된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라인 가동 중단 사고는 이렇게 일단락됐다.

3일부터 이날까지 이번 사고를 취재하면서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신뢰에 흠집이 생길 수 있는 위기였지만 오히려 신뢰도가 높이는 계기가 됐고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는 사건이었지만 오히려 직원들을 하나로 똘똘 뭉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정전 사고가 터지고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도 컸지만 가장 걱정스러웠던 부분은 대외 신인도에 흠집이 생기지 않겠느냐는 점이었다. 세계 메모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정전에 반도체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는 점은 전세계 거래처들이 갖고 있던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었다.

특히 경제적 피해는 다시 만회할 수 있지만 신인도 하락은 두고두고 큰 짐이 될수밖에 없는 문제다.


하지만 사건이 일단락된 7일 오히려 '역시 삼성답다'는 평가들이 나온다. 정전사고에 라인이 멈춘 사고 자체는 전혀 삼성답지 못했지만 이를 수습하는 능력은 삼성 답다는 얘기다. 최소 수일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던 경쟁업체 관계자들도 놀랍다고 인정할 정도다.

특히 사고 발생 직후부터 모든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한 삼성전자의 대응도 오히려 삼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애널리스트들이 여전히 '3000억원에 이르는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주가와 반도체 가격은 삼성전자에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던 삼성전자 반도체 직원들의 사기가 이번 사고로 더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됐지만 이 또한 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 인트라넷에는 "이번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저력을 확인했다"는 글들과 고생한 동료들을 격려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간 취재는 '악재를 잘 다스리면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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