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숨통 트였지만 속은 곪고 있다"

유일한 기자, 박성희 기자 | 2007.08.07 08:45

미증시 FRB기대로 급반등… 그러나 후유증은 지속

뉴욕 증시가 6일(현지시간) 낙폭 과대 인식을 바탕으로 급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2% 넘게 오르며 신용경색 불안감을 뒤로 떨치는 모습이었다.

UBS증권이 메릴린치의 투자의견을 상향 조정한 후, 투자자들이 대거 금융주 매입에 나섰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와 신용 시장 경색으로 몇주간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금융주가 동반 급등하며 반등을 주도했다.

그러나 아직 주식시장의 조정흐름이 완전히 바뀐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많다. 낙폭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일 뿐 주가하락을 주도한 신용시장 불안감이 근본적으로 해결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투자자들은 7일(현지시간)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금의 신용 경색을 완화시켜줄 만한 소식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중시하는 FRB의 성향을 감안할 때 이같은 기대 역시 불확실성에 갇혀있기는는 마찬가지다. 오히려 '뉴스에 파는' 흐름도 배제할 수 없다.

당분간 신용경색의 파장을 두고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S&P의 베어스턴스 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울고, UBS증권의 메릴린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우는 식'이다.

모기지업체의 파산신청이 이어지고 있고, 대형 금융기관까지 위기 수급에 나서는 등 월가가 입은 상처중 일부는 이미 곪아가고 있다.

◇유동성 공급기대..모기지시장 숨통 트이나
모기지 채권 매입기관이 매입할 수 있는 주택 대출 담보 자산에 대한 한도가 상향조절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1, 2위 모기지업체인 패니 매와 프레디 맥 주가가 주택시장 감독당국이 이들 모기지업체가 보유할 수 있는 자산의 총량을 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급등했다. 총량이 상향 조절되면 모지기업체들은 모기지시장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되고 이는 금융시장을 옥죄고 있는 신용경색 불안감을 더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패니 매 주가는 2002년 이후 최고의 상승률인 10%, 프레디 맥 주가는 2000년 이후 최고치인 7.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앞서 패니 매의 경영진이 연방주택사업관리국에 더많은 모기지자산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패니 매와 프레디 맥이 모기지 채권을 더 많이 사게되면 이는 모기지시장의 급격한 수요 감소 문제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증시가 큰 폭 반등에 성공한 배경이다.


앞서 지난주 푸르덴셜 파이낸셜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 증권을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고, 150억달러의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시타델 인베스트컨트 그룹은 7월 1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우드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월가, 후유증 적지않다
베어스턴스가 공동대표까지 해임시켜가며 체면을 구기고 있지만 기초체력이 약한 금융기관들은 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알트 에이 모기지 업체인 아메리칸 홈 모기지(AHM)가 신용경색으로 인한 유동성 부족으로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일부 대출 은행으로부터의 상환 요구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맞았으며 이에 따라 더 이상 소매 대출을 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알트 에이는 프라임(우량)과 서브프라임(비우량)의 중간 단계 신용 모기지다. 서브프라임 부실 여파가 보다 우량한 시장으로 전염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모기지 업체가 법원에 파산 보호를 신청한 것은 지난 4월 초 뉴센추리 파이낸셜에 이어 두번째다.

베어스턴스는 증폭되고 있는 자사의 신용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월가의 거물급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메릴린치, 씨티그룹 CEO들과 직접 접촉해 '자신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확인시켜주기 위해서다. 베어스턴스 주가는 100달러 아래로 급락한 후 이날 5% 넘게 반등하기도 했다.

공동 사장인 워렌 스펙터 해고라는 조치까지 취한 베어스턴스는 지금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월가 투자은행의 한 대표는 “베어스턴스의 재무적 상황은 매우 건전하다. 그러나 ‘혹시 위험할 수 있다’는 잠재적 불신에 직면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기업 인수(바이-아웃)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고 이는 월가의 투자은행들에게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월가의 투자은행들은 차입매수(LBO) 등을 통한 바이아웃 수수료로 84억달러에 달하는 거액을 챙겼다. 그러나 하반기는 이시장에서 ‘기근’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뉴욕에 있는 바이아웃 회사 쿼드랭글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븐 래트너는 “(신용경색이 심해지면서) 바이아웃 시장이 어느 정도까지 위축될 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바이아웃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에 따라 지난 6월 이후 바이아웃 시장은 33%나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투자은행들은 하반기 적어도 13억달러 정도의 수수료를 포기해야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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