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정전피해 추정, 왜 차이날까

김진형 기자, 최명용 기자 | 2007.08.06 17:24

수율 회복과 웨이퍼 폐기 정도에 따른 이견

삼성전자의 정전 사고에 대해 삼성전자와 증권의 피해 규모 추정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성은 400억원도 보수적으로 산정한 금액이라는 입장이다. 웨이퍼 폐기, 매출 손실에 미예측 잠재손실까지 포함한 수치라는 것.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실제 피해액이 추정치보다 많을 경우 삼성이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비난을 받을텐데 왜 우리가 피해액을 낮춰서 말하겠느냐"고 반문할 정도다. 하지만 증권가는 이를 믿지 않는 분위기다. 왜 이같은 차이가 발생할까.

◆수율, 정상화 됐나?= 원인은 크게 두가지다. 수율과 웨이퍼(반도체 재료) 폐기 정도다. 수율이란 공정이 끝난 완제품 중 정상제품의 비율이다. 수율은 온도, 습도, 청정도 등의 환경과 장비의 셋팅 등 이른바 '최적화 조건'에 좌우된다. 반도체 업체들이 납품 물량이 없을 때도 라인을 멈추지 않고 계속 가동시키는 이유도 라인이 멈추면 최적 조건으로 돌아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최창식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은 6일 "사고 이전의 수율을 회복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정전에 대비해 핵심설비에 대한 백업 투자를 해 와 질소, 포토, 에칭(식각) 등은 정전에도 정상적으로 가동됐고 높은 수준의 오염 차단 설비가 구축돼 있어 단기간에 수율을 회복할 수 있었다는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수율 회복에 수일에서 수주일이 걸린다며 피해 규모는 수천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업계의 분석도 차이를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숙련된 엔지니어와 오퍼레이터들이 많기 때문에 삼성전자라면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가동이 멈추지 않았던 라인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들까지 투입해 밤샘 복구 작업을 펼쳤다.

반면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동되던 장비가 정전으로 순간적으로 멈출 경우 장비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며 "정상가동 이전에 모두 점검했겠지만 시간이 지난 이후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인들이 사용하는 컴퓨터도 순간적으로 전원을 꺼 버리면 기계에 무리가 가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하지만 반도체 장비에는 순간적인 전압 변화를 견딜 수 있는 장치가 있어 어느 정도는 방어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웨이퍼 폐기 정도는?= 수율과 함께 웨이퍼 손실에 대한 추정도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정전이 났다고 모든 웨이퍼가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공정 대기 상태에 있던 웨이퍼와 무정전 전원공급장치로 계속 가동됐던 핵심공정 중에 있던 웨이퍼는 이상이 없다는 것.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피해 추정 당시 웨이퍼 손실률은 5% 정도로 봤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웨이퍼 손실율이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15% 정도로 추정하는 경우도 있고 절반 정도는 폐기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한 경우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측 주장에 무게를 실어주는 의견들이 많다. 라인에 투입된 웨이퍼가 모두 공정 중에 있는 것이 아니라 3분의 2 정도는 대기 상태에 있다는 것. 또 삼성 설명처럼 핵심공정은 그대로 가동됐다면 이 공정에 있던 웨이퍼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 중에 있던 웨이퍼도 일부 손상됐다고 다 버리는게 아니라 리워크(rework)해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가와 반도체 가격은 삼성에 공감?= 삼성전자 주가와 반도체 가격은 삼성전자의 주장에 공감하는 모양새다. 사태가 수습된 후 첫 거래일이었던 6일 삼성전자 주가는 6000원(1.02%) 하락한 58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미국 시장이 급락하고 코스피 지수가 1.16%(21.75포인트) 하락한 점에 비춰 시장 수준의 하락이다.

반도체 가격도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이날 D램 512M (64M×8, 667MHz) 현물가는 2.19달러로 지난 4일에 비해 2.05% 상승했다. 3일 급등했던 4기가 낸드플래시도 SLC의 경우 15.43달러로 1.79% 상승, MLC는 7.84달러로 5.69% 상승했다. 전일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이는 삼성전자 정전사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추세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다.

▲6일 삼성전자 기흥공장 S라인의 오퍼레이터 여직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비에 달려 있는 파란색 램프는 정상가동되고 있다는 신호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3. 3 "당신 아내랑 불륜"…4년치 증거 넘긴 상간남, 왜?
  4. 4 "밖에 싸움 났어요, 신고 좀"…편의점 알바생들 당한 이 수법[영상]
  5. 5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