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로 업무를 시작한 첫날 가진 오찬간담회. 정치인답게(?) '민생' 얘기를 꺼냈다. "지난해 겨울 새벽 3시부터 6시까지 실업자들과 대화를 나눠봤는데 실업은 돈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더라. 그런 곳에 국회의원들이 가 봐야하는데…."
그러면서 그가 던진 화두가 노자에 나오는 '화광동진(和光同塵)'. 빛을 부드럽게 해 속세의 티끌과 같이 한다는 뜻인데 자기의 재능을 감추고 속세의 사람들과 어울려 동화함을 이르는 말이다. 민생 현장과 괴리된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한테 개혁이니 남북문제니…. 그게 싫다는 게 아니라 일단 '밥먹고 합시다'라는 소리가 먼저 나오잖아"
오 대표가 한마디 덧붙인다. "나도 당 대표가 됐더니 당장 세단을 내주고 기사를 붙여준다더라. 내가 직접 운전하겠다고 했더니 그건 안 된대. 몇 달 안가서 (기존 국회의원들처럼) 될지 모르겠다" 이제 막 '정당인'이 된 이의 두려움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정작 '정치인' '정당인'을 빛(光)으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이들이 자신들에게 동화되길 바라는 속세의 먼지들도 없다. 차라리 자기의 재능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는 진정한 '빛' 한줄기라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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