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삼성 말고 하이닉스 보자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7.08.06 08:32

美 경제둔화 외 中 등 아시아 성장 스토리 '주목'

삼성전자를 볼 것인가, 하이닉스를 볼 것인가
"하이닉스 가지고 있는 사람 대박났네."

정전으로 삼성전자의 일부라인이 중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증시에는 곧바로 반응이 나왔다. 하이닉스는 급등했고 삼성전자는 하락했다.

일단 삼성전자의 경우 이번 사고를 아무리 긍정적으로 봐도 중립적 영향 이상으로 볼 수 없다. 낸드 플래시 가격 상승으로 공급 차질은 어느정도 해소할 수 있지만 대외 이미지 훼손에 따른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수율안정후 완전가동까지는 2주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회사측이 주장하는 500억원보다 매출손실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은 실제 매출 손실액을 2000~3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아울로 대외 이미지 훼손도 우려했다.

반면 반도체 분야에서 국내 유일의 경쟁자인 하이닉스는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다. 낸드 플래시 공급부족으로 가격상승이 예상되고 안정적 물량을 원하는 고객들이 납품처 다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 낸드 플래시 8Gb MLC 제품은 7.5% 급등했다. 하이닉스는 최근 8Gb MLC를 본격 양산하고 있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피해 상황에 따라 낸드 플래시 공급부족 상황까지 초래될 수 있어 가격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악재가 부각되냐 하이닉스의 반사이익이 부각되냐에 따라 반도체산업 전체를 보는 시각은 달라질 것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부정적 효과보다는 하이닉스의 긍정적 효과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을 볼 것인가, 중국을 볼 것인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우려로 미국 경제 둔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세계 주요 증시가 미국 증시를 주목하면서 동조화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성장 둔화에만 눈을 두고 있다면 세계 경제 성장은 보이지 않는다. IMF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기존 2.2%에서 2.0%로 낮춘 반면 전세계 성장률을 4.9%에서 5.2%로 올렸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10.0%에서 11.2%로, 인도는 8.4%에서 9.0%로, 러시아는 6.4%에서 7.0%로 상향조정했기 때문이다.

한요섭 대우증권 시황팀장은 "전세계 운임 지수인 벌크선 운임지수와 중국 증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며 "Non-US 마켓의 성장 스토리 지속 여부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프레드는 단기 급상승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머징마켓 채권 가산금리는 2%내외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머징마켓에 내재돼 있는 위험도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용위기가 현 수준에서 더 이상 확대 전염되지 않는다면 국내 증시는 자금 유입을 기반으로 점진적인 복원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더욱 주목할 점은 최근 상황에서 이머징아시아보다 선진국 주가의 하락률이 더욱 크다는 점이다. 중남미는 미국의 영향을 직접 받고 있는 만큼 선진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조정국면에서 적어도 과거와 같은 이머징시장의 널뛰기는 나타나지 않는 셈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고성장과 아시아 프리미엄의 형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자산의 관성적 구분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아시아증시의 상대적 강세를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향후에도 지속될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와 미국의 급락만 보는 투자자들은 실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시선을 넓혀 하이닉스와 중국도 볼 수 있다면 보다 편안한 하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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