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폭락장서 기관의 10배 손실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07.08.05 11:04
지난달 30일 직장인 A씨는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라는 동료의 조언(?)으로 국민은행을 매수했다. 지난 '검은 금요일'에 급락했기 때문에 지금 사두면 재미 좀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1일에는 5% 이상 하락했다.

게다가 2일에는 장중 80포인트의 등락이 거듭돼 마음이 더욱 초조해지면서 A씨는 손절매를 하기로 결심했다. 더이상 손실을 감당할 수 없었고, 무엇보다 마음을 다스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8만3000원에 매수했던 국민은행을 7만4000원에 매도함으로써 3일만에 주당 9000원의 손실을 보게 됐다.

A씨 뿐만이 아니다. 개인들은 이번 폭락장에서 국민은행, 기아차, 신한지주, SK 등 매수한 종목은 떨어지고 매도한 종목은 올라 위험 관리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한 개인의 손실은 기관투자가에 비해 무려 10배나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5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증시 급락기인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투자자별 거래 상위 30개 종목의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개인이 순매수한 종목의 수익률은 평균 -11.32%로 기관 -1.15%, 외국인 -3.66% 등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또 개인이 순매도한 상위 30개 종목은 평균 2.82% 오른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 종목은 각각 10.36%와 7.80% 내려 크게 대조를 이뤘다.

조사 기간동안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국민은행으로 14.97% 급락했고, 기아차(-19.54%), 신한지주(-10.27%), SK에너지(-15.63%), 롯데쇼핑(-14.95%), 현대중공업(-10.30%), 한국전력(-11.53%), SK( -20%) 등 상위 30개 전종목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기관이 순매수한 종목 중에는 SK와 호남석유가 10% 이상 하락했으나 STX조선(6.90%), 삼성테크윈(14.39%), 한진해운(13.06%), 한국타이어(3.37%) 등 상당수 종목은 상승했다.

외국인 순매수 종목 중에는 하이닉스(-6.53%), 우리투자증권(-12.54%), 대우증권(-13.83%) 등이 급락했으나 삼성테크윈, 대우차판매(7.38%), LS산전(2.78%), LG생명과학(2.83%) 등이 올라 평균 손실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개인이 기관, 외국인 등에 비해 손실이 커질 수 있다"며 "증시 급락기에 개인은 저가 매수에 나서지만 상승세로 반전할 때쯤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매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센터장은 "하락장에서는 쉬는 게 최선"이라며 "추격매수는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했다면 지금이라도 매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아직 조정은 끝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많이 오른 종목일수록 조정폭도 커질 수 밖에 없으므로 손실은 점점 커질 수 있다는 것.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경우 신용융자 등 과수요에 따른 손실 폭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등락이 클 때는 불안정하다는 증거이므로 지금 매수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미 매수한 종목이 우량주라면 단기매매 성향에서 벗어나 장기투자로 가져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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