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M&A인수자금 4.5조 원화 조달

머니투데이 김민열 기자 | 2007.08.06 07:42

글로벌 M&A 원화 재원 성사시 '랜드마크'.."환율 안정에 긍정적"

미국 잉거솔랜드 보브캣 인수 계약을 체결해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기업 M&A를 성사시킨 두산그룹이 인수 자금 49억달러(4조5000억원)의 대부분을 국내에서 원화로 차입한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등으로 해외 기채시장이 경색되기 시작한 반면 국내 시장은 원화유동성이 넘쳐나고 주요 기관들이 운용처를 찾느라 애를 먹을 정도로 조달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금융 등 일부 대형 금융회사들은 이번 딜에 이미 투자의사를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이번 M&A는 4조원 안팎에 이르는 원화 조달에 의존해 대형 글로벌 M&A를 성사시킨 한국의 ‘랜드마크 딜'로 남게 될 전망이다.

또 국내에 넘쳐 나는 원화 유동성을 해외로 내보낼 경우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인수금융 주간사인 산업은행은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의 미국 잉거솔랜드 보브캣(소형건설중장비 사업부) 인수 계약 체결과 관련해 인수금융 구조 설계를 비롯한 자금조달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산은의 고위 관계자는 5일 “신디케이티드론(금융회사 공동 대출) 방식으로 추진하되 관련 재원을 국내에서 원화로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최근 원화유동성이나 환율 등을 고려할 때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시장 여건으로 볼 때 조달코스트 면에서 해외보다 국내가 더 유리하다는 것이 산은 측의 판단이다. 특히 국내기업의 글로벌 인수합병(M&A)을 국내 금융시장이 전적으로 지원해 성사시킴으로써 하나의 ‘랜드마크’를 만들어보자는 포석도 깔려 있다.

자금조달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인수대금을 모두 원화로 조달할 경우 달러로 바꿔 해외로 가져감으로써 자연스레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정부의 ‘달러 내보내기’ 정책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전망이다.


인수자금이 은행간 하루평균 외환거래 규모(2/4분기중 현물환 거래 70억2000만달러)의 절반을 웃돌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인수자금은 오는 12월말까지 일시불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인수 주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엔진은 우선 해외에 투자법인(SPC)을 설립할 계획이다.

법인 수는 복수로 하되 SPC와 설립자본금에 대한 대출비율은 6대4정도가 유력시된다. 산은의 한 실무자는 "미국 잉거솔랜드로부터 인수할 사업 부문이 전 세계 20여개국, 70여 지사에 흩어져 있어 다수의 SPC를 만들 수도 있다"며 "각국의 세금문제 등을 감안해 법인 수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은측은 인수금융 구조 설계를 마치는 대로 설립자본금 마련을 위한 재무적 투자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신디케이션에 참여할 국내 금융 기관들이 재원마련을 위해 해외 차입에 나설 경우 달러유출 효과가 반감될 수 있어 국내 연기금은 물론 사모펀드(PEF)의 참여도 적극 검토중이다.

한편 두산측은 자체 조달자금 7억달러를 국내시장에서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충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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