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투기과열지구 '명암'..초고층만 '선전'

부산=김정태 기자 | 2007.07.31 14:49

[르포]부산 투기과열지구해제 한달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면 뭐 합니까. 어차피 몇 개월 뒤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을거 뻔히 아는데 누가 집을 사겠습니까? 결국 생색내기죠."

벽산건설의 초고층 아파트 부산 '온천 아스타'에서 입주지원센터 팀장을 맡고 있는 손학수씨는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부산 출신이어서 이 지역 부동산시장을 잘 안다는 손 팀장은 "지난달 27일 정부가 부산 일부 지역에 대해 투기과열지구해제 조치를 내렸지만 시장은 미동도 않고 미분양 적체와 이로 인한 약세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투기과열지구로 계속 묶여 있는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센텀시티의 분위기는 부산의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달랐다.

센텀시티의 마지막 분양 물량이었던 주상복합 '대우월드마크센텀은 평균 2.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부분 평형이 순위내 마감되긴 했지만 초기 계약률이 얼마나 나올지가 관심사였다.

앞서 분양된 주상복합 대우트럼프월드 시세에 육박하는 고분양가(평균 3.3㎡당 1500만원대)인데다 대출규제로 초기 계약률이 저조할 것이란 예상때문이었다. 하지만 계약일 마지막날인 27일 한낮 기온이 섭씨 37도에 육박하는 등 폭염경보가 내려진 부산 시내는 한산했지만 센텀시티의 대우월드마크센텀 모델하우스 안팎은 계약자들과 선착순 분양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문 밖에서 선착순 분양을 기다리는 100여명의 사람들 중 일부는 '떴다방' 업자들로 보이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숨이 턱턱 막히는 무더위와 따가운 땡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들은 문밖 맨 앞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부산에서 중개업소를 하고 있다는 김 모씨는 "초고층 주상복합과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센텀시티가 그나마 투자가치가 있어 소형 평형을 계약하기 위해 나왔다"며 "주변에는 서울에서 온 '원정 떴다방'이 선착순 분양을 받기 위해 100억원대 돈을 준비해 놓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귀뜸해 줬다.

이 때문인지 당첨자 계약이 끝난 5시 30분 이후부터 이뤄진 선착순 계약은 이날 밤 10시까지 계속됐고 초기 계약률도 65%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월드마크센텀 시행사인 엠디엠관계자는 "부산지역은 분양의 무덤이라고 할 만큼 침체돼 있다"면서도 "청약경쟁률이 평균 2.5대1을 기록한데 이어 초기 계약률도 이정도면 대단히 성공적"이라고 자평했다.

좀처럼 거래가 되지 않는 부산 구시가지에서도 초고층 아파트 등이 그나마 선전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52층 초고층 아파트인 동래구 온천동의 벽산 아스타는 내년 2월 준공을 앞두고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벽산건설의 이명오 소장은 "부산 부동산경기가 침체돼 있긴 하지만 고급 수요층 중심으로 초고층아파트의 수요가 그나마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초고층 아파트가 몰려 있는 센텀시티와 도심 재개발지역인 온천동 일대가 부산 부동산시장의 양대 축으로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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