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기아차 노조의 욕심

머니투데이 김용관 기자 | 2007.07.30 09:22
"집안이 거덜나게 생겼는데, 용돈 안준다고 떼쓰는 철없는 자식같네요."

기아차 노조가 노사 대표가 마련한 잠정 합의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회사측 관계자들은 당황을 넘어 어이없다는 표정이 역력하다.

노조원들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흑자를 낸 GM대우나 사상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현대중공업 등과 비교해 임금인상 폭이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4분기 연속 적자 기업이 '퍼주기' 논란을 무릅쓰고 임금 인상과 함께 성과급까지 주기로 했는데 말이다.

이번 임금 인상폭은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생계비 부족분과 품질목표 달성 격려금 등 사실상 대폭의 성과급 지급에 합의해 노조 입장에서는 원하는 것을 대부분 얻었다는 분석이다.

결국 기아차는 이번 합의안에 따라 앞으로 약 2400억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지출하게 됐다. 이는 기아차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기록한 영업적자 2312억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기아차는 올들어 만성적인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위해 약 1조80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키로 하는 등 비상 경영에 들어간지 오래다.


하지만 종업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즉 허리끈 졸라매고 아낀 돈을 종업원들의 임금으로 지급하는 '고임금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쯤 되면 '비상 경영' 만으로도 벅찬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또다시 임금을 올려 달라고 떼쓰는 기아차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은 따가울 수 밖에 없다.

백번 양보해 임금 인상은 그렇다 치더라도 회사측의 '돈안드는' 고통 분담 요구에는 적극적으로 동참했어야 했다.

적자 기업이 흑자로 돌아서기 위해 추진 중인 '인력 전환 배치'나 '복지혜택 축소' 등에 대해선 말도 못꺼내게 하는게 지금의 기아차 노조다.

더이상 이런 얘기하는 것도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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