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왜 이렇게 많이 팔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07.27 16:09

"韓증시, 가장 많이 오르고 팔기 쉬운 시장"

외인들이 27일 하루만에 국내주식 900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피 8472억, 코스닥 274억원으로 국내 증시가 문을 연 후 최대규모다. 7월 한달에마 4조1348억원 어치를 팔았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우선 큰 구도에서 볼 때,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식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점을 들 수 있다. 미국 주택시장 침체 속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신용위기가 부각되면서 고위험 자산인 주식으로부터 안전자산인 채권 등으로 이탈이 진행되고 있다.

사상 유례없는 급등세를 보인 국내증시만의 특성도 물론 한 몫하고 있다. 기관과 개인의 증시참여가 계속되면서 외인들로서는 '언제든 차익실현할 수 있는'든든한 받침대가 되고 있다.

전세계에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외인들로서는 주식에 대한 비중을 줄이는 데 '가장 많이 오른' , '가장 팔기 쉬운' 한국시장이 그야말로 '제 격'인 셈이다.

모간스탠리는 전세계적인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박찬인 모간스탠리 상무는 "주식의 리스크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이머징마켓의 채권 스프레드가 올라가기 시작했다"며 "이는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짐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주식 비중 축소로 인한 주가조정은 이머징 마켓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박 상무는 그러나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상승한 시장으로 1800에서 2000까지는 너무 급격하게 상승한 측면이 있다"며 "외인들은 1800 도달 이후로는 부담을 느끼면서 꾸준히 차익실현을 해 왔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최근 조정은 신용과 주가와의 괴리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풀이했다.

윤석 CS전무는 "주가는 많이 오른 반면 신용에 대한 우려감은 높아졌다"며 "미국 주택시장 침체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등 신용부문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주식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욕구가 줄어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의 주택시장은 6월 기존주택 판매가 시장예상(590만호)를 큰 폭 하회한 575만호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전년동기비 두자리 수 감소하는 등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BNP빠리바 증권은 당분간 추가적인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 한 BNP빠리바 상무는 "그동안 외인의 매도세를 개인이 많이 받아냈지만, 실탄이 앞으로도 넉넉치는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외인들이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강세장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무디스 신용등급 상향소식 역시 외인들에게는 차익실현의 기회로 비쳐지는 모습이다. 주가에 호재보다는 원화절상인한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찬익 모간스탠리 상무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무디스나 S&P의 신용등급 상향은 이미 시장에 이미 반영된 소식을 후행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증시에 긍정적 효과를 주기 어려울 것이므로 이 기회를 차익실현의 기회를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조정이 대세상승을 훼손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윤 전무는 "시장에 신용 우려 등이 전해지면서 고위험 자산 비중이 줄어드는 단기적 영향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내증시의 유동성이 풍부한 만큼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주 상무도 최근 조정이 위기상황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세상승기조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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