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병칼럼]나의 인덱스펀드 투자기

머니투데이 강호병 증권부장 | 2007.07.27 12:19
 주식시장이 시중의 돈을 빨아들이는 게 흡사 블랙홀과 같다. 하루 5000억원이 주식형펀드로 몰리는 것을 보면 공포스럽기까지 하다. 언젠가 올 시대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을 앞서 과격하게 이뤄지니 적응조차 쉽지 않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도 삽시간에 없어져버린 듯하다. 정말 금융권 판도를 뒤바꿀 규모 10의 대지진이다.

 그러나 그런 점을 인식해도 값이란 게 참 이상해서 늘 '황소' 생각과 '곰' 생각으로 잠을 설치기 마련이다. '지금 안들어가면 주가가 올라 후회하지 않을까'와 '지금 들어가면 주가가 하락해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그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나의 소박한 생각과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월급쟁이로서 부자도 아니고 내세울 만한 대단한 투자도 아니지만 도움이 될까 해서 말한다. 2006년 9월초 늦게나마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적립식 인덱스펀드에 월 100만원씩 5년간 납입하는 것으로 가입했다. 중간 정도 수익률을 바라고 월급을 쪼개 투자할 수 있는 인덱스펀드, 그중에서도 적립형을 찾았는데 2006년 9월에야 모 대형은행에서 판매한다고 해서 뛰어가서 가입했다. 지금까지 11번 1100만원이 들어갔고 평가액은 1500만원이다.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적립식 인덱스펀드를 고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비용 및 투자 효율성이다.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정확히 따라가기 때문에 굳이 많이 샀다 팔았다 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2%대에 달하는 일반펀드의 수수료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중에서도 적립식을 선택한 것은 월급을 쪼개 투자해야 하는 상황도 있지만 비용 분산에 따른 투자 효율성 때문이다.

주가가 떨어지면 많이 사고 올라가면 적게 사서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다. 그리고 기관이 중심에 서면 점점 개별 종목에 치중하는 펀드수익률이 코스피지수를 이기기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도 했다. 가입기간을 일단 5년으로 잡은 것은 적립식펀드의 투자효과가 5년 정도 돼야 극대화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 결정한 것이다.


 둘째, 연평균 기대수익률은 예상 경상GDP 성장률과 같은 8∼9%(실질성장률 5%+물가상승률 3∼4%)정도 로만 잡았다. 주가지수가 500∼1000을 한심하게 왔다갔다하는 플로가 아니라 경제규모에 비례해 성장하는 스톡변수로 변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외부변수에 따른 출렁임은 있겠지만 경제가 커가는 한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평균적으로 GDP 대비 100% 정도에서 유지될 것으로 봤다.

 8∼9%의 수익률을 쳐다보고 5년간 부으면 단순수익률만 40∼45%다. 여기다 복리효과에다 적립식 만의 비용효율성 효과를 생각하면 더 될 것이다. 5년간 붓는 원금만 6000만원이므로 5년 후 1억원 이상은 거뜬하다.

 이러한 투자의 대전제는 한국경제와 증시를 믿는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가치를 키우는 우리 기업의 노력을 믿는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이 굳건하려면 중간 정도의 위험을 무릅쓰며 중간 정도의 수익률을 바라는 자금이 펀드나 기금으로 많이 모이는 게 중요하다. 그 자금이 바로 노후 대비 자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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