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글의 동떨어진 현지화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 2007.07.24 11:10
 올들어 '성인 콘텐츠' 인증문제를 놓고 국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구글이 이번에는 위성지도서비스 '구글어스(Google Earth)'로 또 한차례 도마에 올랐다.

 논란의 발단은 '구글어스'가 국내 보안기관 노출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정요구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 지난 2005년부터 제공된 구글어스 서비스는 그동안 청와대나 군사시설 등 민감한 국내 보안시설물을 아무런 여과없이 그대로 노출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구글 본사에 보완조치를 요구해 왔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 이런 가운데 연내 구글어스의 한글판 서비스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글의 무성의한 태도가 또 다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한글판 서비스의 경우, 정부기관과 협의를 거쳐 출시할 예정이며 현재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구글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구글어스'와 관련해서 "정보를 함부로 가공하지 않는다는 게 구글이 지향하는 원칙"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어 원만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지난해 R&D센터를 설립하고 올해 지사장을 영입하면서 한국시장 공략기반을 갖춘 구글코리아의 올해 목표는 철저한 현지화다. 구글코리아 이원진 사장도 얼마 전 기자간담회에서 무엇보다 '구글 서비스의 현지화'에 역점을 두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내놓은 구글코리아의 '현지화' 서비스를 살펴보면, 단순히 '한글번역'이나 '한국적 모양의 아이콘' 그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 상반기 불거진 음란물 문제만 해도 그렇다. 국내 포털들은 물론 같은 외국계기업인 야후마저 강도높은 대책을 내놓았던 것과 달리, 구글은 방관자적 입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기껏 음란물이 노출된 뒤 이를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해야 내려줄 뿐 성인인증시스템은 구글 본사 자체의 정책에 맞춰 9월에나 가동될 예정이다. 여전히 구글 검색에는 낯뜨거운 음란물들이 그대로 방치된 채 말이다.

 현지화 서비스란 현지 최고의 서비스보다는 현지의 제도와 국민적 정서, 문화에 쉽게 융합될 수 있는 서비스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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