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하나·기은캐피탈, 부동산PF 무리했나

머니투데이 강종구 기자 | 2007.07.23 07:16

한기평 "실제 자본완충력 A등급 요구기준 밑돌아"

주택 분양경기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건설업체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를 중심으로 최근 급격한 외형확장을 해 온 신한캐피탈, 하나캐피탈, 기은캐피탈 등 은행계열 캐피탈 3사에 신용평가사의 경고장이 날아들었다.

부동산 PF를 위주로 위험자산을 크게 늘리는 통에 현재 신용등급(대부분 A등급)에 걸맞는 수준에 비해 자기자본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경기가 급락할 경우 자본적정성이 빠르게 하락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자기자본을 더 쌓지 않고 계속해서 부동산PF를 중심으로 무리한 외형확장을 한다면 결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의 철퇴를 맞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한국기업평가는 23일 '여전금융기관(카드사 제외) 자본적정성 분석'이란 스폐셜리포트를 통해 "일부 은행계 캐피탈사의 자본적정성이 부동산경기에 의해 민감하게 변동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근 1년간 급속한 레버리지(관리기준 금융자산/자기자본) 확대와 더불어 자산손실률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부동산PF 등 비중이 크게 확대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한캐피탈ㆍ하나캐피탈ㆍ기은캐피탈 등 3개사에 대해서는 "자산손실률에 대한 시나리오에 따라서는 실제 자본완충력이 (신용등급 `A` 기준)요구자본 수준을 하회할 수도 있다"며 "추가적인 레버리지 확대, 신규사업 진출, 위험자산 편입은 자본확충을 전제로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부동산PF 크게 늘리더니..레버리지 급상승

은행계열 캐피탈사의 경우 최근 1년간 자기자본 대비 금융자산(레버리지) 증가세가 가 두드러졌다. 부채를 통한 외형확장에 주력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외환캐피탈을 제외하고는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의 레버리지는 지난 3월말 현재 각각 12.6배, 11.3배에 달해 올들어 10배 수준을 넘어섰고 기은캐피탈도 9.5배로 높았다. 손실률이 낮고 안정적인 현대캐피탈 등 자동차금융 캐피탈사의 레버리지 수준 마저 넘어선 수준이다.

외형 확장을 주도하는 것이 부동산PF 중심의 대출자산 이라는 점이 우려를 더한다. 대표적인 곳이 신한캐피탈로 대출자산 비중이 2005년말 51.7%에서 지난해말 72.4%로 대폭 커졌다. 기은캐피탈 역시 대출자산 비중이 3월말 현재 50%를 넘는다. 말할 것도 없이 부동산PF 취급이 최근 급증한 여파다.

이들과 달리 자동차금융업계 선도업체인 현대캐피탈의 관리기준 레버리지는 2002년말 20.6배에서 올해 3월말 10.3배로 급락했다. 또 자산손실률이 안정적인 자동차금융 비중이 확대되고 위험자산(대환론+신용회복론) 비중은 미미한 수준으로 축소됐다. 대우캐피탈은 대략 7배로 우수한 수준이고, 우리캐피탈 역시 지속적인 유상증자로 레버리지 비율을 10배 이내에서 관리하고 있다.

또 비은행계ㆍ비자동차금융 캐피탈사인 한국개발금융, 두산캐피탈, 한국캐피탈, 한미캐피찰 등은 대부분 낮고 안정적인 레버리지 추이를 보였다. 다만 효성캐피탈만이 예외적으로 지난해말 대비 12배의 매우 높은 수준의 레버리지를 나타냈다.


◆ 부동산경기 악화시 자본적정성 급속 악화 가능성

보유 금융자산의 예상손실률을 감안할 때 신한캐피탈 등 3개 은행계 캐피탈사와 효성캐피탈 등 4개사는 장기 신용등급 A급(A- ~ A+)에 필요한 수준에 비해 자본완충력(자기자본+충당금 등)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신용등급(한기평 기준)은 신한캐피탈이 AA-로 가장 높고, 기은캐피탈은 A+, 하나캐피탈은 A-로 A급 이상이며, 효성캐피탈은 BBB+ 등급이다. 효성캐피탈을 제외한 나머지 3사의 경우 자기자본을 늘리든지,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역시 부동산PF 급증이 화근이었다. 부동산PF가 집중 포진된 기업담보대출의 위험이 리스나 할부자산과 같다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예상손실률 10.5% 적용)에서는 살제 자본완충력이 요구자본 수준을 대체로 충족했다.

그러나 자본력이 미약한 시행사가 차주이고 거액여신이 많은 부동산PF의 부실위험이 리스나 할부자산과 같다고 볼 수는 없는 노릇. 한기평은 "차주별 높은 여신집중도, 차주의 낮은 신용도, 상업용 부동산의 높은 담보가치 변동성, 부동산PF 관련 영업환경 악화에 따른 원리금 회수 지연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기업담보대출의 예상손실률은 리스나 할부자산을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기업담보대출에 대해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상업용부동산에 적용하는 평균 예상손실률 20.4%를 적용했다. 그 결과 4개사의 자기자본에 대손충당금과 대주주로부터의 후순위차입중 50%를 합한 자본완충력은 요구자본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한기평은 "일부 캐피탈사의 경우 기업담보대출 운용비중이 급속히 확대되어 자산손실률 수준에 따라 자본적정성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상태에 있고, 시행사가 차주이고 보증인이 건설사인 경우가 많아 부동산경기에 따라 예상손실률이 크게 변동할 수 있음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자산별 예상손실률은 최근 실제 손실률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치가 적용됐다"며 "최근 캐피탈사의 손실률은 상당히 우호적인 산업환경 하에서 시현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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