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가족형종합리조트 탈바꿈"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7.07.23 09:11

조기송 하이원리조트사장, 2년연속 무분규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 회사에 운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 잘될 겁니다." 조기송 사장(사진)은 하이원리조트의 미래를 낙관했다. 다소 낯선 느낌의 하이원리조트는 강원랜드가 최근 CI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이름이다.

하이원리조트를 대표 브랜드로 하고 '강원랜드 카지노' '강원랜드호텔' '하이원CC' '하이원스키' '하이원 테마파크' 등이 서브 브랜드로 자리한다. '하이원'(High1)에는 강원도 천혜의 고원지형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국내 최고·최대 리조트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강원랜드라는, 누구나 아는 이름을 스스로 벗어던진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동남아국가들의 공격적인 카지노 경영이 확대되고, 내국인 카지노의 추가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어요. 무엇보다 2015년이면 강원랜드의 카지노사업에 대한 인위적인 독점이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게다가 이달말 시행을 앞두고 있는 '사행산업통합 감독위원회법'(사통법)도 강원랜드에는 큰 악재다. 카지노, 경마, 경륜 등 사행산업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통법은 카지노산업 매출을 국민총생산(GDP)의 일정부분으로 제한해 게임테이블 증설 등 강원랜드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조 사장은 심사숙고 끝에 카지노 이후의 성장동력을 가족형 종합리조트로 결정했다. "강원 정선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활용하고, 폐광지역을 친환경적으로 살려내면 충분히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명품 리조트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어요."
카지노와 휴양, 레저를 하나로 묶은 사계절 내내 고객을 끌어모으는 복합리조트는 전세계적 추세다. 미국의 유니버설스튜디오, 디즈니랜드를 모델로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국가들은 경쟁적으로 가족형 종합리조트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이원리조트는 현재 카지노 일변도인 매출비중을 2015년까지 카지노와 기타사업 50대50 수준까지 바꾸겠다는 목표 아래 리조트사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총 425억원을 투자해 기존 테마파크를 키즈랜드·레고랜드·꽃정원으로 바꾸고, 버디후룸라이드·파도풀 등을 갖춘 워터파크를 만들기로 했다. 1000여평의 고급 스파시설도 조성해 피트니스센터, 요가 등을 즐기도록 할 예정이다.


또 리조트 주변의 80㎞에 달하는 운탄도로(석탄을 운반하던 도로)를 활용해 산악자전거, 트래킹, 크로스컨트리, 승마 등 다양한 산악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고, 해발 1100m에 위치한 하이원호텔에서 스키장이 위치한 백운산 정상(1426m)까지 '하이원 등산로'를 만들기로 했다.

하이원리조트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독점권을 누리던 카지노와 달리 리조트사업은 국내외 기업들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다행인 것은 노조가 이같은 어려움을 인식하고 경영혁신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8일 하이원리조트 노사는 2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교섭을 타결한 뒤 임단협 조인식을 열었다. 쟁의절차 없이 대화와 타협으로 지난해와 같은 2.5% 임금인상에 합의했는데, 올 상반기 오락문화 서비스업종 평균 인상률 7.4%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성과연동형 인센티브제를 도입한 것도 눈길을 끈다. 기존 고정적 성과급이 아닌 영업 성과에 따른 이익배분식의 성과급제 도입에 노사가 합의했다.

민주노총 산하 관광서비스업종 중 최대 규모인 하이원리조트는 설립 이후 쟁의조정 신청이 끊이지 않던 강성 노조였지만 조 사장이 부임한 후 2년 연속 무분규 임금협상을 끌어내 노사 동반자 관계가 정착돼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이원리조트 노사는 올해초 사내혁신을 주도하는 'BEST2015노사공동추진단'을 설립, 운용하고 있다. 조 사장은 합리적 판단을 내려준 노조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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