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The War for Talents(인재전쟁)'

박재범 기자, 김성휘 기자, 사진=임성균 기자 | 2007.07.18 10:21

[여권 대선주자 릴레이 인터뷰]-<2>


온화, 차분, 통합, 포용…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볼 때 떠오르는 이미지다. '갈등' '분열' '대립'의 시대여서인지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 '어머니 같다'는 말이 맞을 만큼.

그의 슬로건은 '국민과 통하는 대통령'. 마치 자식과 얘기하며 고민을 풀어가자는 자상의 어머니의 모습, 그대로다. 총리 때보다 빼곡한 일정 속 '허락'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시간은 짧은데 물어볼 것은 많고…. 그의 경제 철학을 엿볼 수 있는 핵심 질문을 중심으로 얘기를 나눴다. 정치 얘기는 아예 제쳐뒀다. '경제' 얘기만 하기에도 시간은 한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서민수석 만들 것

경제 현상에 대한 진단은 다르지 않았다. 그도 "실제 생활에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민생경기는 호전되지 않았다"고 했다. 불과 두달 전까지만 해도 매일매일 경제 지표를 보고 받고 이유와 배경, 서민생활을 챙겼던 총리였으니….

이유를 물었다. 답이 약간 다르다. '양극화 때문'이라는 모범 답안 대신 "민생경기 대책이 국가 경제정책 우선 순위에서 후순위로 밀려나왔기 때문"이라는 답을 내놨다. 해법은 진단에 이미 나와 있다. '서민대책을 우선시 하는 것'.

그는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서민경제위원회'를 아이디어로 꺼냈다. 외국과의 경제 문제를 논의하는 '대외경제위원회' 등을 벤치마크한 듯 하다. 그러면서 청와대 내에 아예 '서민담당수석'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규제는 풀되…

규제 얘기를 꺼냈다. 그러자 총리 시절 일화를 하나 소개한다. 목포공항 주변 건물의 고도제한에 걸려 대형크레인을 설치할 수 없었던 현대삼호중공업의 애로를 해결했던 경험이다.

"6년째 해묵은 민원이었습니다. 장관을 직접 만나 설득했죠. 총리 취임하고 3개월만에 고도제한을 풀었어요". 현대삼호중공업은 이후 수주량이 해마다 늘어, 작년 수주액이 46억달러에 달했다. 올 상반기엔 27억달러. 규제완화 덕분이란 얘기다. 그러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기본 입장은 확고하다"고 했다.

하지만 '무조건 풀자'쪽은 아니다. 곳곳에서 '신중론'이 묻어난다. 민감한 수도권 규제 문제. 풀어야 한단다. 다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공공기관 이전사업, 혁신도시 건설과 같은 균형발전 정책의 추진 속도와 연계하자고 주장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도 일단 현행유지 입장이다. 완화하면 '역기능'이 많을 거란 우려다.

#"부동산 흔들지 마라"

총리 재임 시절, 그도 몇 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대표적인 게 11.15와 1.11 대책. 우연의 일치인지, 노력의 결과인지 그 이후로 집값은 다소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11.15 대책 때부터 정부가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게 시중 유동성.

그래서일까. 한 전 총리는 부동산 가격 폭등의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등 금융정책도 방만하게 운영됐고 유동 자금 관리 문제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공급 부족 등 여러 요인중 금융 분야만 꼭 짚은 게 이채롭다.

그러면서 정책의 일관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부동산 시장은 정책의 조그만 혼선이 있어도 바로 영향을 받고 동요되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지점에서 화살이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로 향했다. "최근 한나라당 이 후보가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자동차세를 묶어 재산보유세로 신설 통합하겠다고 정책을 발표했죠. 안정되고 있던 부동산시장이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고 투기수요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요. 부정적인 영향입니다.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The War for Talents(인재 전쟁)

대통령이 된 뒤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못지않게 임기말 어떤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싶은지도 궁금했다. '행복한 국민'이란 대답이 돌아왔다. "나라는 부강하게, 국민은 행복하게 되는 행복한 선진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다.

그러고보니 한 전 총리의 홈페이지 주소도 'happyhan.kr'. 행복으로 가는 길로 그는 '인재 양성'을 꼽았다. '인재전쟁(The War for Talents)'이란 표현도 썼다.

"창의적 인재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그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경제성장 전략입니다. 인재양성이야말로 21세기 개방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대한민국 성장전략입니다".

이 대목에서 '교육' 문제가 나온다. '경제-인재-교육'의 흐름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경제를 살리는 교육이 아니라 경제를 망치는 교육이예요. 국민과 통하는 리더십으로 교사, 학부모, 학생 전문가 등이 함께 하는 기구를 만들어 국민적 대타협을 이룰 겁니다. 교육이 경제이고 교육이 돈입니다"

'노사대타협'뿐만 아니라 '교육대타협'이 필요하다는 한 전 총리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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