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고분양가 해도 너무한다"

남양주(도농)=김정태 정진우 기자 | 2007.07.15 12:51

[르포]고분양가 현장 남양주 도농동 가보니

"한강이 보이고 서울과 가깝다고 해도 너무 비싸네요."

지난 12일 3.3㎡(1평)당 1550만원에 남양주시로부터 분양가 승인을 받고 바로 다음날 모델하우스 문을 연 남양주 '마제스타워 도농'.

이날 오후 4시 경 이 곳을 찾았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분양과 개관을 축하하는 화분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아기를 업고 온 주부서부터 나이가 지긋한 노부부 등 적지 않은 관람객들이 몰려 들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분양가에 대해 한마디씩을 했다.

서울 마포에서 남양주 '마제스타워 도농' 모델하우스를 보러 왔다는 김모씨(50대초반)는 입주자모집 공고에 나온 분양가를 확인하고 얼굴을 찌푸렸다.

김씨는 "서울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서울 강북지역의 웬만한 아파트 시세보다 비싸다"며 "서울집을 팔고 평수를 늘려 오려 했는데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라고 말했다.

남양주시에 거주하는 박모씨(40대중반 주부)는 "이런 가격이라면 남양주 사람들은 정작 분양 받기 힘들다. 남양주시가 누구를 위해 고분양가로 내주는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시의 무책임한 행정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부모님과 함께 모델하우스를 둘러봤다는 정모씨(30대초반)는 "3.3㎡당 1600만원에 분양된다는 소식 때문에 우리 아파트 집값도 오름세로 돌아서고 있다"면서도 "솔직히 평면이나 내부도 그리 차별화된 모습은 아닌 것 같은데 고분양가에 별도 옵션비로 수백만원을 더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박씨나 정씨처럼 남양주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 지역에 분양되는 새 아파트 값이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최근 일고 있는 '남양주의 고분양가'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현지 중개업소들은 "도농동이 고분양가로 나올 수 밖에 없는 배경이 있다"며 기자에게 귀뜸해 줬다. 얘기인 즉슨, 강남과 인접한 입지여건인데다 각종 개발호재가 알려지면서 민간사업자들의 무분별한 땅매입이 이뤄지고 이로 인한 '알박기'가 성행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도농역 인근 공인관계자는 "도농역 인근 일대 '알박기' 땅은 3.3㎡당 7000만원을 호가하기도 했다 "며 "또 워낙 일시에 땅값이 급등하다보니 토지주와 시행사간의 갈등이 현재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수도권 외지인들 대상으로 분양타깃을 삼았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로는 고전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분양가'는 결국 수요자들의 외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한 부영 '사랑으로' 의 모델하우스를 찾았지만 썰렁한 모습이었다.

부영관계자는 "분양가가 높다고 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인근 지역의 개발호재를 생각하면 비싼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계약률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선 꺼려했다. 하지만 3.3㎡ 당 1590만~1700만원에 달하는 고분양가 때문에 현재 10%선에 머무르는 극히 저조한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귀뜸이다.

부영 '사랑으로' 모델하우스 옆 G공인중개업소 P실장은 "고분양가로 잇따라 분양되니 주변 시세도 움직임이 있다"며 "부영 그린타운 105.8㎡(32평형)의 경우 개발호재가 나온 이후 지난해 가을부터 꾸준히 상승해 현재 3억5000만원~3억8000만원으로 3배나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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