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믈리에'가 특정 와인을 권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최석환 기자 | 2007.07.11 15:45

국세청, 비자금 조성 탈세 와인·양주 판매업체 세무조사

"괜찮은 와인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보통 브랜드별로 선택의 폭이 좁은 양주나 소주와는 달리 종류가 너무 많아 고르기 힘든 술이 와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분위기 있는 '와인바'에 가면 전문지식으로 무장된 소믈리에(와인을 관리하고 추천해주는 감별사)나 주인에게 좋은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면 소믈리에나 주인들은 이런저런 설명을 곁들이면서 2~3개의 와인을 소개해준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가게에서 추천해주는 와인이 비슷비슷하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국세청이 11일 소개한 와인 판매업체와 소믈리에의 관계를 보면 어느 정도 해답을 유추해볼 수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와인을 주로 판매하는 A사는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판촉·광고물 제작업체로부터 1억원의 물품을 구입하고 5억원의 가짜세금계산서를 받은 것으로 속여 4억원 비자금을 조성했다.

A사는 이렇게 마련한 불법 자금 가운데 3억원은 거래처 도매상의 판매장려금으로 돌리고, 1억원은 상품권을 구입해 고급호텔 유흥업소 직원이나 와인바 소믈리에 등에게 지급했다.


대형 양주 판매업체도 같은 수법으로 강남소재 유흥업소 마담들에게 비자금 중 일부를 지급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일부 와인·양주 판매업체의 경우 가짜세금계산서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를 자사 상품이 많이 팔릴 수 있도록 소믈리에나 유흥업소 마담 등에게 뿌린 혐의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세청은 이날 A사와 같이 주로 와인과 양주를 판매하면서 가짜세금계산서를 이용, 허위 광고선전비로 비자금을 조성한 뒤 탈세를 일삼은 주류 판매업체 17곳에 대해 동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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