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보수·선취수수료, 뭐가 유리할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7.07.10 16:48

장기·고수익 펀드는 '선취수수료'가 유리

'펀드 판매보수·선취수수료. 나한테 뭐가 유리한거지?'

금융감독위원회가 10일 현행 펀드 판매수수료 체계를 손질하겠다고 나섰다. 2005년말 제도개선의지를 나타낸지 1년7개월 만이다.

골자는 장기투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현행 판매보수 대신 판매수수료 비중을 높여나가겠다는 것. 그러나 어디까지나 간접투자자산운용법에 규정된 '선택사항'인 만큼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도 나온다.

실제 매일매일 빠져나가는 판매보수 대신 1회성의 판매수수료 비중을 높이면, 투자자는 어떤 효과를 볼 수 있을까?

10일 펀드평가회사인 한국펀드평가의 도움을 받아 판매보수와 판매수수료 비중이 다른 펀드의 비용효과를 비교해봤다.

투자자 김 모씨는 수년전부터 매월 10만원씩 미래에셋 디스커버리 3 Class-A와 미래에셋 인디펜던스 3 Class-A 두 펀드에 투자했다.

디스커버리는 선취판매수수료가 1%, 총 보수는 1.6%다. 인디펜던스는 선취수수료없이 2.5%의 보수만을 받는다.

적립식 투자수익률이 연 5%로 같다고 가정했을때, 적립 후 26개월까지는 인디펜던스의 순자산이 컸지만, 27개월부터는 디스커버리의 순자산이 앞질렀다.

선취수수료를 받는 디스커버리가 약 2년넘게 장기투자할 경우 보수만 받는 인디펜던스보다 유리하다는 의미다.

투자수익률이 10%로 높다고 가정할 경우, 역전기간은 26개월로 더욱 짧아졌다. 수익률이 높을 경우 역시 디스커버리가 인디펜던스에 비해 비용이 적게드는 셈이다.

이같은 비용효과는 선취수수료 비중이 높을 수록 크게 나타났으며, 거치식 펀드일 경우 역전기간이 더욱 짧아졌다.


요컨대 장기간 투자할수록, 수익률이 높을 수록 판매보수보다는 선취판매수수료 비중이 높은 펀드가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우재룡 한국 펀드평가 대표는 "선취판매수수료를 택한 펀드의 경우 장기투자할 경우와 수익률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비용이 절감된다"며 "반대로 단기간 투자하거나 수익률이 낮을 수록 판매보수체계가 유리하다"고 밝혀다.

우 대표는 "미국의 경우 판매보수는 없는 대신 선취판매수수료를 8%이내에서 취할 수 있도록 관련법에 명시돼있다"며 "미국 투자자들은 통상 3~4%의 선취판매수수료를 내지만 대다수가 5년가량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현행 국내 투자자보다는 부담이 낮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감위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운용업계와 은행업계의 명암은 다소 엇갈렸다.

운용업계에서는 보수가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지면 투자자들이 은행의 예금처럼 좀 더 쉽게 펀드를 거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모 자산운용사의 한 마케팅 담당자는 "펀드비용이 낮아지면 그 만큼이 펀드성과에 기여하게 되는 셈"이라며 "펀드대중화가 장기적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얼마 전 국민은행이 멀티클래스 형태로 장기투자자에게 보수를 낮춰주는 시스템을 도입한 것은 대형판매사로서 시장을 선도한 좋은 예"라고 평가했다.

반면, 은행업계에서는 취지는 옳지만 국내 투자자들과 정서적 괴리감이 있다는 점이 제도 정착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은행권 펀드판매 담당자는 "미국의 경우 판매수수료가 3%를 넘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투자자들이 1년에 얼마정도 수익이 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펀드에 투자할 때 이처럼 많은 금액을 선뜻 낼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판매수수료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전제한 상황에서 보수보다 저렴해지는데 국내 투자현실이 아직 단기투자 위주인 것을 감안하면 다소 빠른 느낌"이라고 밝혔다.



자료:한국 펀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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