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옥상정원 '초록뜰' 보러오세요

머니투데이 송광섭 기자 | 2007.07.13 11:24

서울시청 서소문별관1동 다산플라자옆 건물 옥상에는 '초록뜰'이란 옥상 정원이 있다. ‘초록뜰’은 서울시가 옥상정원을 권장하기 위해 시범 조성한 곳이다.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이 정원은 지난 2000년 조성된 곳으로 현재 120종의 다양한 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초록뜰은 건물 이용자에게 쾌적한 휴식을 제공하는 장소를 넘어서서 옥상정원의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초록뜰은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하는 고급 옥상정원이 아니다. 그러나 시멘트 사막으로 변한 서울에 오아시스 같은 생명력을 선물해 주고 있으며, 시민을 위한 생태교육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 작은 옥상정원은 회색 빌딩에 포위된 작은 땅에서도 생명이 자라고 활력이 생산될 수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아스팔트 도로와 콘크리트 건물만 가득한 도시 속에 갇혀 있다 보면 흙의 감촉과 땅의 냄새가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옥상정원은 도시민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있는 지혜로운 대안이다.

옥상은 더 이상 지저분한 물건을 쌓아두고 빨래를 널어두는 공간이 아니다. 옥상정원은 ‘죽은 공간’으로 방치되던 값비싼 대지인 옥상을 쓸모 있는 공간으로 부활시킬 수 있는 요지다.

또한 옥상정원은 숨 막히는 콘크리트 도시에서 자연의 생명과 활력이 넘치는 녹색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적인 거점이다.

대통령자문 건설기술ㆍ건축문화선진화위원회(위원장 김진애)는 시멘트 사막으로 변한 서울에 오하시스 같은 생명력을 선물해주고 있는 서울시청 별관 옥상정원 ‘초록뜰’을 3월의 건축환경문화로 선정한 바 있다.

‘초록뜰’에는 현재 1200여종의 초본식물들이 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직접 식재한 종류보다 바람을 타고 날아온 풀씨들이 정착한 종류가 더 많다는 점이다. 새가 찾아오고 꽃등애, 무당벌레 등 30여 종의 곤충도 관찰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옥상정원은 공중을 떠다니는 생태계 방랑자들의 좋은 안식처가 되는 셈이다.

이 작은 옥상정원은 회색 빌딩에 포위된 작은 땅에서도 생명이 자라고 활력이 생산될 수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시민들에게는 생태교육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청별관의 ‘초록뜰’과 함께 유네스코빌딩 옥상정원 ‘작은누리’ 등은 도시와 건축과 땅과 식물의 지혜로운 동거 방식을 제시해 준 좋은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초록뜰에는 당초 초화매트류를 포함해 46종의 식물이 식재됐다. 조성당시 식물들의 특성에 맞게 구획을 나누어 식재하였는데, 자생초본류 녹화공간, 자생 및 외래세덤류 녹화공간, 음지성 초본류 녹화공간 등 5개의 공간으로 구성하여 식물종을 선택해 식재했다.
초록뜰의 식물들은 2000년 식재 당시부터 2003년까지 ‘활착기’의 시간을 지나 새로운 환경에 점차 적응해 가며, 2006년 현재까지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바람이나 곤충, 새 등 갖가지 요인들에 의해 처음 식재 시 조성했던 구성도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터전을 점차 확보해 나갔으며, 초록뜰 조성 후 6년이 흐른 지금은 초록뜰의 환경에 적응한 식물들은 강한 생명력을 보이고 있다.

노랑세덤, 흰세덤 등은 비둘기, 참새 등 조류에 의해 먹이로 이용되는 모습을 종종 포착할 수 있었는데, 2003년 이후 거의 모습을 감추어 초록뜰에서 보지 못하는 식물이 됐으나 같은 세덤류인 분홍세덤은 초록뜰에서 적응을 잘하고 있다.

왜성국화는 2003년 이후부터 잘 보이지 않기 시작했으며, 그밖에 난쟁이조릿대가 2005년 세력이 많이 약해졌었으나 2006년 6월부터 푸른 모습을 다시 갖추어 나가기 시작했다.

매발톱꽃 등은 곳곳에 자손들을 퍼트려서 자생 및 외래초화류 녹화공간 외에도 음지성 초화류 녹화공간, 진입부 등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2006년에는 습지식물인 속새, 시페루스, 노랑꽃창포를 추가 식재하여 종의 다양성을 확보했다.

초록뜰에는 수많은 이입식물들이 찾아오고 있다. 이들은 처음 시공 단계부터 토양이나 식생매트 등에 섞여서 들어왔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바람, 새 또는 여러 가지 곤충 등을 통해 꾸준히 이입되고 있다. 지난 6년간 발견된 75종의 이입식물 중엔 꿀풀이나 부처꽃처럼 아름다운 빛깔로 초록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반가운 식물도 있다.

초록뜰의 이입식물 개체수는 조성 후 1년 뒤인 2001년에 22종, 2002년에는 그 배가 넘는 57종으로 조사됐으며, 2003년에는 총 62종, 2004년에는 57종으로 처음 식재한 식물 수종보다 약 1.5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에는 새로이 발견된 메꽃 등을 포함해 이입식물 수종은 59종으로 늘었고, 2006년에는 연못보수 공사를 하면서 미국쑥부쟁이, 수크령 등이 새로이 이입되면서 총 75종으로 불어났다.

바람을 통해 번식하기 쉬운 국화과의 식물들이 많이 이입되었고, 초화류 뿐만 아니라 종묘가 날리는 교목도 이입 되고 있다. 2001년부터 자라고 있던 가중나무 외에 2005년에는 새로이 단풍나무가 이입되기도 했다.

꿀풀이나 부처꽃 등은 5~7월 어여쁜 자줏빛과 보랏빛 꽃을 피워 초록뜰을 화려하게 물들이고 있다. 특히 울릉도에서만 자란다는 섬백리향도 해가 갈수록 무성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 옥상정원이 조성된 후 ‘초록뜰’은 곤충들의 움직임으로 부산해진다. 초록뜰이 살기 좋다는 소문을 듣고 모여드는 곤충들의 수는 2002년 약 20여종을 시작으로 2006년까지 60종이 발견되었다. 이들은 어린이 방문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초록뜰에서는 매년 5월에서 10월 사이에 곤충전문가들이 2~3번에 걸쳐 정밀모니터링을 실시한다.

2006년에 실시한 곤충 모니터링에서는 꽃등에과의 호리꽃등에, 꼬마꽃등에 등을 포함해 8목 25과 46종의 곤충들이 관찰됐다.여름이 되면 귀뚜라미과의 알락귀뚜라미, 왕귀뚜라미가 바삐 움직이며, 귀청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크게 울어댄다. 귀뚜라미들은 주로 초록뜰의 진입부에서 제일 먼 배수구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11월이 되면 다들 추위를 피할 곳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쉽게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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