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크레디트계 ‘큰손’ 떴다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 2007.07.09 16:39

하나희망재단, 300억원 집행 예정 '국내 최대'..1인당 대출 최대 '3억원'

소외층을 위한 무담보소액대출, 즉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계에 큰손이 출현했다.

9일 하나은행이 설립한 ‘하나희망재단’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단일 은행이 설립한 마이크로크레디트 사회공헌재단으로는 최대 규모를 기록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은 희망제작소의 소기업발전소와 손잡고 3년 안에 총 300억원의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금을 ‘하나희망펀드’라는 이름으로 출연해 마이크로크레디트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최대 규모로, 이 재단의 지원이 시작되면 3년 후 국내 마이크로크레디트 자금은 올해의 4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월 기준으로 국내에서 집행된 마이크로크레디트 자금은 사회연대은행이 82억원, 신나는조합이 13억원, 아름다운재단이 4억5000만원 등 99억5000여만원이다.

대출지원금액 역시 국내 최대 수준이다. 하나희망재단의 지원대상으로 선정되면 1인 혹은 1기업당 5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까지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기존의 국내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이 1인당 최저 100만원(신나는조합)에서 최대 3000만원(아름다운재단)을 지원하는 데에 비하면 ‘거액대출’인 셈이다.

지원대상도 기존 기관보다 넓다. 희망제작소는 소외층 자활을 위한 사회적기업, 창의적 소기업, 혁신적 사업아이디어를 가진 비영리단체나 복지기관을 주요지원대상으로 삼고 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요식업 등 단순한 자영업보다는 창의적이고 대안적인 소기업, 사회적기업의 발굴과 육성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8월부터 사업을 공모해 10월께 첫 지원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희망재단은 세계적으로도 단일은행이 사회공헌 목적으로 설립한 마이크로크레디트 재단으로선 최대 기관으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마이크로크레디트 기관으로 유명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은 제도권 은행이고 미국 액시온(ACCION)은 여러 기부자의 자금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으로도 단일은행이 300억원 규모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재단을 만든 전례는 세계적으로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의 '사회적기업개발회사(COSIS)와 윤리은행은 은행들이 연합해 설립했으며, 미국의 '캘버트사회투자재단'은 사회책임투자펀드회사인 캘버트가 세웠다.

전문가들은 하나은행의 마이크로크레디트 지원이 은행의 사회공헌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정선희 기부정보가이드 대표는 "사회적기업, 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이 투자, 융자 등 자본의 확보"라며 "마이크로크레디트형 사회공헌은 소기업의 자본접근성과 성장성을 높여 은행의 잠재고객을 늘리는 효과를 유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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