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3.3㎡당 900만원대는 현 참여정부 출범 초기 분당신도시의 평균 가격 수준과 일치한다. 분당은 서울 강남을 입성하는 초입이자, 수도권 남부권을 대표하는 신도시다. 따라서 의미가 더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2월 분당신도시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928만원. 이후 4년4개월이 지난 올 6월 말 현재 분당신도시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2018만원에 달한다. 이유야 어찌됐건 117% 가량 오른 것이다.
물가와 금리, 자연 상승분 등을 감안하더라도 적정 수준을 지나치게 웃도는 상승률이다. 내집마련에 목마른 무주택자만큼, 정부의 고민도 여기서부터 시작되고 있을 지 모른다.
이런 이유로 정부가 수도권 2기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를 3.3㎡당 900만원대에 맞춰야 할 사명감도 있을 법하다. 어쨌거나 2기 신도시 아파트가 이 같은 가격대에 분양된다면 지난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반값 아파트' 공급도 졸지에 현실화될 수 있다.
그렇다면 절반 가격에 아파트가 공급된다면 기존 아파트들도 이를 인정하고 따라 줄까. 아쉽게도 당장은 이를 기대하긴 요원한 상황이다. 오히려 대박의 꿈을 갖도록 하는 '로또 아파트'를 얘기하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정부로선 속이 탈 수밖에 없다. 또 그런 심정이어야 한다. 소위 "돈이 된다"는 아파트에 고위 공직자까지 나서서 분양받으려고 안달하는 식으론 절대 서민들이 요구하고 정부가 원하는 집값 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공직자 스스로 자숙할 줄 아는 인내심도 절실히 필요하다.
파주신도시를 시작으로 빠르면 올 가을부터 2기 신도시 공급이 재개된다. 3.3㎡당 분양가격 900만원대가 가져올 안정된 시장 모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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