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삼성電)는 과연 귀환한 것인가"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7.07.09 09:48

"귀환을 환영하자" vs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의견 엇갈려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에서 인간 세계 최고의 전사인 '아르곤'은 인간 및 중간 세계의 운명을 걸고 '사우론'에 맞섰다.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프로도', '간달프'를 비롯 많은 동료들의 도움과 불굴의 의지로 사우론을 물리친다. 인간의 왕 '이실두르'의 직계자손인 그는 오랜 기간의 방황과 소외를 벗어던지고 자신에 걸맞는 '왕'의 자리를 되찾고 새롭게 자신의 왕국을 건설해 나간다.

한국 증시의 황제로 군림했던 삼성전자의 귀환 여부를 놓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장기 소외되며 잊혀지는 듯 했지만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승세가 과연 '추세 전환'인지, '반짝(착시) 현상'인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3일부터 5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6일에는 무려 6.09%(3만6000원)이나 오르며 코스피지수를 홀로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과거 '최고의 전사' 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엇갈리는 전망 속에 9일에도 강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귀환을 환영하자"=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상승이 긍정평가의 핵심 이유다. △재고부담 완화 △수요 확대 △이익 상승 등이 귀환을 재촉하고 있다는 것.

현대증권은 D램 고정거래 가격의 상승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64만원에서 67만~70만원으로 올렸다.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고정거래값 상승은 예견된 것이었지만 상승폭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며 긍정평가했다.

동부증권은 "메모리 경기가 상승전환했다는 인식이 투자자들에 확산되고 있다"며 목표주가를 73만2000원으로 높였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D램은 여전히 공급과잉 상황에 있지만 재고위험이 줄고 있다"며 "낸드플래시 메모리도 애플 아이폰 판매열풍과 아이팟 비디오 출시 등 다양한 수요 등장으로 공급부족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리츠증권은 LCD와 낸드플래시, 핸드셋 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70만원으로 올렸다. 이선태 애널리스트는 "감소하던 영업이익은 2/4분기 9300억원을 저점으로 3/4분기 1조4100억원, 4/4분기 1조4200억원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가 주가상승의 시작단계에 들어섰다고 봤다. 김영준 애널리스트는 "2/4분기 실적은 이미 충분히 낮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오는 13일로 예정돼 있는) 실적 발표가 악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은 D램 고정거래값의 추가 상승에 초점을 맞췄다. 이정 애널리스트는 "현물가격의 급등이 7월초 고정거래 가격에 반영됐다"며 "현물가격과 고정거래 가격간 차이가 25% 가량 되는 상황에서 고정거래값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고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이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워낙 장기소외된 터라 '단기 호재'에 지나치게 크게 반응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왕의 귀환을 원하되 "지금은 때가 아니다"는 신중론이다.

대우증권은 반도체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업황 호조세가 단기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지 의문을 품었다.

한요섭 투자전략파트 연구위원은 "주가 측면에서 단기 모멘텀은 발생했지만, 중장기적인 회복 사이클의 시작이라고 보기에는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연구위원은 특히 기대심리에 따른 착시효과를 경계했다. "최근의 강세는 하반기 이익이 상반기에 비해 회복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 증가율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난이 지속된 만큼 어둠이 잠시 걷히고 '단기 호조'가 나타난 것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신중론을 폈다.

메릴린치증권은 투자심리 개선을 인정하되 이는 거의 (현)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메모리 가격의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중립' 투자의견을 그대로 뒀다. 실적 개선이 이뤄지겠지만, 주가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모멘텀을 갖지 못할 것으로 봤다. 하반기 D램과 낸드플래시의 마진율이 여전히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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